posted by jogaq 2022. 8. 25. 02:49


아웃 오브 스페이스 (Out of space)

Co-op 협동

우주선에 살림차린 거대 투구벌레들을 청소하는 게임

크로마 스쿼드랑 나이츠 오브 펜앤페이퍼 만들었던 곳에서 만듬. Behold Studio라는 곳.

조작이 멍청하고 이동이 불편하다고 해서 사람간의 협동의지가 뜬구름없이 솟아나는 것은 아니었다. 무빙 아웃도 그랬지만 병신같은게 웃기긴 해도, 어이없어서 웃긴거랑 게임으로서 재미가 있는지는 다른 관점에서 봐야만 하는게 아닐까.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비디오 게임이라는 건 애초에 두뇌 활동이기 때문에, 단순 조작으로 줄 수 있는 재미에는 한계가 있다. 혹은 낮은 차원의 재미에 불과하다. wasd로 하는 술래잡기, 무궁화꽃은 별로 재미가 없을 것 같다! 이 주장이나 예시는 여러 방법으로 반박될 수 있겠지만, 데드 바이 데드라이트랑 비교하지만은 말자. 현실의 술래는 칼이나 도끼를 들고 있지 않을 뿐더러, 희생자를 갈고리에 매달지도 않는다.

마대자루 양동이 냅킨 냉장고 이런거 들고 우주 정거장을 한 타일씩 청소하는 게임인데, 정말 불편하다. 큰 맵의 타일을 왔다리갔다리 한참해야하는데, 캐릭터 하나 둘 들어가면 통로가 막힌다. 이런 교통체증이나 협력 액션에는 규칙성이라는 것도 없다. 서로 몸 비틀어가며 A라는 협동 작업을 해내게 되었을 때, 적절한 게임 디자인이라고 하면 A - A` - A`` - A` - A`` - B - B` 하는 식으로 비슷한 걸 좀 시키다가 상도 주고 그래야 할 텐데, 이 게임은 A - B - C - A` - D - C` - AD 이런 식이다. 

근성을 가지고 끝까지 깨긴 했는데, 애초에 컨텐츠 자체가 빈약하다.

가볍게 해야 하는 카우치 코옵치고 한판당 플레이 타임이 드럽게 긴것도 단점이다.

우주선에 가구나 카페트같은거 깔면 이쁘긴 하다.

기절시킨 투구벌레들을 오븐에 구워서 먹을수도 있다. 어우 역해.

이미 청소한 구역도 주기적으로 가서 살펴보지 않으면 도로 곰팡이가 피는 등, 카우치 코옵으로서 이게 정말 맞는 짓거린가? 싶은 구석도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동시에 신선하기도 하다. 사후관리까지 철저하게 해야하는 코옵겜이 전에 있었나?

그래서 한두판쯤 더 해보고 싶지만, 권할 경우 탑승을 거부할 것임이 뻔하기 때문에, 구태여 물어보지 않았다.



마인크래프트 1.18.2 (Minecraft)

샌드박스

그거

거기서 만듬

마인크래프트는 예전에 1.14버전인가도 리뷰를 한 번 했었는데, 이번엔 그냥 간단한 소감만 쓰고 넘어갈란다. 1.14를 도당체 언제 했었나 보니까 19년이다. 오마이갓.

버전이 올라오면서 이것저것 들어오긴 했다. 벌꿀이나 청동 우민 이런것들. 전에는 없었던 것들인데, 솔직히 있으나 없으나 싶지만, 할게 많아서 나쁠 것도 없겠다.

가장 신기한 것은 y좌표계가 -64까지 수직으로 확장됐다는 것과, 동굴 생태계가 완전히 리메이크되었다는 것이다. 전에는 모드나 증폭 월드같은데서나 봤던 거대 동굴들이 땅 속에 들어서게 되었다. 덕분에 어두운 빈 공간이 전에없이 난립하게 되었으며, 고난이도에서의 동굴탐험은 큰 모험이 되었다.

진달래인가 뭔가 하는 무성한 동굴 지형이랑, 지옥 숲 생태계같은것도 추가되었고, 다이아몬드 상위 광물인 네더라이트가 생겼다는 것도 크다. 마인크래프트 플라스틱 장난감 바리에이션에 색깔이 하나 추가되었다는 뜻이다.

새로 추가된 청동 블록이 꽤 이쁘다. 철 블록도 안스는 녹이 슬어서 공기중에 오래 노출되면 선명한 청록색으로 변하는데, 벽을 외장하거나 인테리어 포인트 벽지로 바르기 딱 좋다.

현실이 고달플 때 도피하기 정말 좋다. 최적의 장소다.



칠드런 오브 모르타 (Children of Morta)

액션 로그라이트

온가족이 던전에 들어가서 파밍함

이란 인디 개발사인 Dead Mage에서 만들었다. 수익인지 게임내 묘사 관련해서인지 국가 이슈가 있었다.

나레이션이 빠방한 로그라이트다. 스토리 중시고 연출도 괜찮은데 실제 전투가 구리다. 폼은 잘 잡았는데 내실이 별로다.

맵에서 주울 수 있는 유물 비슷한게 너댓개밖에 없다. 맵을 깨면서 쎄진다음에 보스를 잡겠다는 생각은 버리는 것이 옳다. 죽어서 나온 다음에 골드로 캐릭터를 강화하는 것만이 살 길이다. 죽어서 나올때마다 멋있는 컷씬을 하나씩 보여준다.

로그라이트로서는 꽝이고, 액션 게임으로서도 글쎄요다. 몹들의 공격 선딜 후딜이 너무 짧다. 사거리에 들어가면 무호흡으로 패는데, 피하기도 막기도 까다롭다. 못 만든 게임에서 보통 이런다.

초반만 하고 말긴 했지만, 육성 트리가 재미있어 보이지도 않았다.

도트 아트스타일은 매우 인상적이다. 팔레트가 없는 것처럼 색을 남발하는데, 거슬리지 않는 수준에서 난잡함을 정리하는데 성공했다. 그림판으로 찍찍 그었나 싶으면서도 멋있게 잘 만들었다.

시민이랑 코옵으로 했었는데, 1지역 몹한테 줘터지고 접었다.



솔댓 (Soldat)

사이드스크롤 슈팅

2D 팀포 비슷한거

트랜스휴먼 디자인 개발. 여긴 뭐가 문젠지 모르겠다.

사실 트랜스휴먼 디자인의 스튜디오 헤드가 솔댓의 개발자인 것이지, TD에서 내놓은 게임은 아니다. 스튜디오 설립 년도부터가 솔댓 공개시기보다 한참 늦다.

갱게리슨이라고 재미있는 게임이 하나 있었다. 그거 하던 아재들이 허리가 좀 더 뻣뻣했을 시절에 하던, 빠른 템포의 멀티플레이어 게임이다. 서로 즐겁게 쏴 죽이면 된다.

어지간히 오래된 게임이라 신선한 공방을 찾기는 힘들다. 평소 보는 스트리머가 사람 모았을 때 껴서 했다. 아재들 소싯적 생각난다고 좋아하더라.

조작이 까다로워 컨빨을 많이 받는 게임이다. 횡스크롤계의 퀘이크라고 할 수 있겠다. 일단 가속도가 붙으면 조작의 속도감 쾌감이 대단하다.

너무 옛날 게임이라 전투 외 피상적인 요소가 투박한 것이 아쉬운 점.



렐름 오브 더 매드 갓 엑잘트 (Realm of the Mad God Exalt)

MMO 폐지

다른 캐릭터들이 퍼마 데스로 사라져가는 것을 구경하며 나는 파밍하는 게임

Wildshadow에서 만들었고 카밤에 팔렸다가 데카에 다시 팔렸다. 데카가 인수한 뒤로 유니티 포팅과 함께 대대적인 개선이 이루어지는 중. 꽤 게임다워졌다.

폐지를 줍는 게임이고, 장르에 흔히 따라다니는 퍼마 데스가 기본 적용이다. 가장 큰 특징은 오픈 필드에서 수십명의 사람들이 동시에 쏘다니며 폐지를 줍는다는 것.

공격 이펙트가 화려하지 않고 리소스도 도트 그래픽에 가까워서 가능한 일이다. 스킬은 하나밖에 없고 기본 공격을 뿅뿅뿅 쏴제낄 뿐이며 모션도 두개밖에 없어서 5분이면 게임메이커로 캐릭터 조작 체계를 재현할 수 있다.

볼거리가 없냐 하면 그건 또 아니다. 주변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스릴이 이 게임의 가장 큰 즐길거리다. 멈출 수 없는 롤러코스터에 올라타, 옆 자리에 앉은 사람들이 하나씩 사출되어 조촐한 묘비만 남기고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게 된다.

나는 살아남았다는 희열과 죽은 사람에 대한 연민, 조소로 감정이 북받혀오르는 가운데, 공포심은 무뎌져 막연한 불안감이 되고 곧 안전 불감증에 빠진다.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남았을 때의, 혹은 희귀한 유니크를 먹었을 때의 자극이 느슨해진 정신을 종종 되세우지만, 하릴없는 죽음의 예감은 무뎌질만큼 무뎌진 불안감 끝에 찾아와 순식간에 나의 5000페임 캐릭터를 퍼마 데스라는 이름의 지옥불 구덩이 속으로 끌고 들어가는 것이었다......

자기 자신을 극복하는 과정이며, 모든 즐거움을 겸허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만드는 이 게임은 전도서의 실천이며 디지털 세대의 천로역정이다.

나는 한 캐릭터로 10000페임을 달성해 세계의 랭킹판에 이름을 올려보고자 하였으나(1000등쯤 된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1000등을 찍었다면 아마 따로 리뷰를 작성하지 않았을까?

엑잘트 버전으로 넘어오면서 이것저것 나아진 것들이 많다. 일일히 얘기하기는 좀 그런 수준으로 많다. 이전의 렐름갓과 비교하자면 천지차이다. 감상으로는, 이전의 렐름갓이 개성적인 컬트 소프트웨어 폐기물이었다고 한다면, 지금의 렐름갓 엑잘트는 "스팀 게임" 이다. 플래시에서 유니티로 옮겨왔다고만 생각해도 느낌이 온다.

포션의 가치가 꽤 낮아졌다. 전에는 2dex가 1def였던 것 같은데, 지금은 4dex에 1def다. Life포션도 싸졌다. 11dex에 2GL쯤 된다. 일일 퀘스트나 출석 체크같은걸로 유료 아이템을 이것저것 퍼주고 있는 영향인 것 같은데, 좋은 일이다. 펌프질도 마중물이 있어야 가능하다. 나도 5000원주고 창고좀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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