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DKn 2020. 2. 14. 18:02

코코코코

Oh! Pai

Silky's / 1993

 


 

실키즈 사의 이름을 보고 스토리 있는 게임을 기대하기에는 제목부터 기가 막히다. 거기에 더 기가 막힌 것은 이 '오! 파이'라는 명칭이 사실 마작을 응용한 게임의 이름이라는 점이다. 마작을 해본 사람은 오! 파이만큼 텐파이가 꼴린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꽤 좋은 게임이기는 하지만 지금 와서 플레이해볼 만한 그런 물건은 아니다.

 

룰 설명에 앞서 마작에 관심 없는 사람은 이 파트를 그냥 넘어가는 게 좋을 것이다.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도 정상이니 넘어가면 된다. 5명의 여캐마다 그림이 다른 6종류의 패가 있다. 여기에 아무 쓸모없는 꽝패, 최고 역을 만들거나 조커로 쓸 수 있는 왕패(오파이)가 게임에 쓰인다. 그림패들은 흰색, 회색이 따로 나뉜다. 색상에 맞춰 커쯔를 만들어서 쯔모를 하거나 론을 하면 된다. (퐁 또한 구현되어 있음)

 

<역은 이렇게 다섯 종류가 있다.>

 

같은 색상의 같은 그림 커쯔 하나 (+다른 색상의 커쯔 하나)

같은 색상의 같은 그림 커쯔 둘

같은 색상의 같은 그림 커쯔 둘 (+ 같은 색상의 같은 그림 커쯔 둘)

같은 색상의 같은 그림 커쯔 셋

같은 색상의 같은 그림 커쯔 셋 (+왕패 커쯔)

 

역이 나면 여캐의 씬을 감상할 수 있는데 등급별로 그 내용과 종류가 다르다. 만들기 어려울수록 더 좋은걸 보여준다. 같은 모양의 역이어도 흰색으로 만들었는지 회색으로 만들었는지에 따라 내용이 달라지기 때문에 역과 그 보상은 총 10종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잘 모르겠다는 사람은 일단 같은 색상으로 모아 보자.

 

끔찍한 룰 설명을 보고서도 굴하지 않았다면, 5명의 여캐와 오파이를 즐겨보자. 계속 재미있는 대사를 하고, 패를 내거나 났을 때 리액션이 볼만하다. 귀엽기도 하다. 이후 나오는 CG도 퀄리티가 훌륭하다. 아트 자체의 수준도 괜찮고, 약간이지만 애니메이션(표정, 손가락 등)이 들어 있는 것도 역시 실키즈 라는 느낌. 마작을 구현하기 어려워 간략화 해 만들어진 게임이라고 생각하면 나쁘지 않다.

 

그러나 마작 게임을 쉽게 해 볼 수 있게 된 지금 하기에는 아쉽다. 마작을 아예 모르는 사람은 오파이 또한 관심이 생기지 않을 것이고, 마작을 아는 사람은 마작을 하면 되는데 굳이 오파이를 켜볼 이유가 없다. 이후 엘프 쪽에서 훌륭한 마작 게임인 [엘프 올스타즈 탈의작] 시리즈를 윈도우에 출시했기 때문에, 산하의 실키즈에서 만든 오파이를 할 필요가 없게 된 것도 이유가 되겠다. 엘프 올스타즈 탈의작은 매우 좋은 게임이다. 꼭 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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