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DKn 2020. 2. 25. 00:38

알파일수도 있다

 

Escape!

May-Be Soft / 1996


 

상하좌우로 이동하는 어드벤처 게임이다. 엄청난 대탈주극은 아니다. 오히려 별 내용이 없다. 전투도 없고 퍼즐도 없고 진중한 스토리 라인도 없다. 그저 대사들을 보고, 아이템을 찾고, CG를 수집하는 게임이다. 그래도 이 게임의 전부라 할 수 있는 CG 자체의 퀄은 좋다. 시간이 엄청 남아돌아서 고오전 야짤이나 함 봐볼까 하는 사람에겐 추천해 볼 수 있겠다.

 

 

주인공 '루트'는 집에 가는 길에 지하로 추락한다. 지하에서 의문의 여인을 마주하고 여인은 알 수 없는 말을 남긴 뒤 사라진다. 루트는 밖으로 나가는 방법을 알아내기 위해 탐험을 시작한다. 그런데 이 지하가 음침하고 몬스터가 우글거리는 곳이 아니다. 여러 NPC들이 멀쩡히 돌아다니고 마을 비스무레한 공간도 있다. 거주하고 있는 듯한 사람도 나온다. 하도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좀도둑질을 하는 도적들도 나온다. <랜드스토커> 를 기대하면 실망할 수 있다.

 

복잡하게 되어있는 지하를 열심히 돌아다니면서 아이템을 모으고 (몇몇은 끝날 때까지 어디에 쓰는 물건인지 알 수 없다) NPC들의 대사를 보고 (쓸데없는 정보제공/만담형 NPC들이 반 이상이다) 이벤트를 보게 된다. 전투도 없고 사람 잡는 함정도 없기 때문에 난이도랄게 없고 그저 길이 복잡한 게 전부이다. 엔딩도 한 바퀴 돌면 쉽게 볼 수 있다. 엔딩 본다고 모든 CG를 다 확인할 수 있는 건 아닌데 그마저도 2회차를 하거나 로드해서 한번 쓱 돌면 전부 확인할 수 있다.

 

아트는 훌륭하지만 NPC들의 대사도, 이벤트도, 뭔가 큰 재미를 주진 않는다. 유머스러운 분위기이긴 한데 빅잼은 아니다. 의문의 공간에서 탈출한다는 흥미로운 베이스를 가지고 야짤만 남기고 가는 여러모로 아쉬운 게임이다. 그거면 충분하다는 사람은 시간이 정말 많으면 해 보자. 아니라면 요즘 넘쳐나는 탐사형 야겜을 하나 골라잡는 게 더 좋을 것이다.

 

더보기

메인 화면에 보이는 캐릭은 전부 씬이 있다

(주인공도 TS 되어서 기어코 채워준다)

 

정말이지 급하게 Escape! 해야 할 것 같은 공간은 아니다

 

제작사 메이비 소프트의 게임들은 <DLsite> 에서 구매할 수 있는데

본작의 윈도우용 리메이크인 [Escape Plus] 도 찾아볼 수 있다

플레이해보진 못했고 공략글만 봤는데 원작에서 비주얼만 업시킨 게 아니라

캐릭터, 이벤트, 루트 같은 게 이것저것 추가된 듯

 

또 메이비 소프트는

<DLsite> 미소녀 게임 누계 랭킹 20위권에 게임을 올려놓고 있다

[체~인지! ~그 애가 되어 킁킁 페로페로~] 라는 제목이 기가 막힌다

전작인 [변~신!!! ~팬티가 되어 킁킁 페로페로~] 또한 평이 좋으니

야겜 회사도 10년, 20년 역사가 지속되곤 하는 일본이 기가 막힐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