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로부터 카이사르는 카시벨라우누스의 도시가 그리 멀지 않고, 숲과 늪지로 방비가 단단히 된 그곳에 많은 수의 가축과 사람들이 모여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브리타니 인은 보통 장애물이 많은 숲에 보루나 호를 만들어 방비를 단단히 할 수 있게 되면 이를 '도시'라 칭하고 적의 침입을 피하여 그곳에 집결했다. 카이사르는 군단을 이끌고 그곳으로 향했다. 그 장소는 자연과 인공으로 교묘히 방비되어 있었다.
발헤임은 재미있는 게임이다. 발헤임이 재미있는 이유는 게임의 초반부가 재미있기 때문이다. 어두일미라고, 나머지 부분은 처음만 못하다. 그래도 나쁘다기엔 박하다. 생선을 머리만 먹고 버리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개발사 Iron Gate Studio는 스웨덴 회사다. 북구 신화가 게임 소재로 인기있고 흔한 모티브이긴 하지만, 개발사 소재지가 스웨덴이라 자기네 문화로 게임을 만들었다는 감상이 있다. 한국으로 따지면 고조선 배경으로 게임을 냈다는 느낌. 게임의 장르는 샌드박스 생존이고, 스팀에 올라온 것은 2021년 2월이지만 아직 얼리엑세스다. 정식 출시까지 1년은 더 남은듯.
인디-샌드박스-생존-얼리엑세스? 이거 참 불안한 카테고리다. 이런 비슷한 게임들 중엔 판매량과는 별개로 완성도가 애매한 경우를 지금껏 많이 볼 수 있었는데, 발헤임은 출시 초기부터 스팀 긍정적 95%를 찍는 등, 적잖게 화제가 되었다.
즐거워요 발헤임
싱글 플레이든 멀티 플레이든, 게임을 시작하면 캐릭터를 만들고 맵에 들어간다. 플레이어의 캐릭터를 황새가 물고 와 스폰 지점에 떤져놓는다. 이 스폰지점은 보스의 머릿수만큼 효수용 열석이 둘러싸고 있는데, 이후로도 여기는 자주 오게 된다. 자꾸 날아와서 말을 거는 까마귀의 튜토리얼을 따라, 돌을 줍고 나뭇가지를 모으고 판잣집을 만들면 그때부터 발헤임 시작이다.
스폰 지점 목초지 주변의 딸기덤불에서 딸기를 따거나, 사슴을 잡아 고기를 굽거나 하는 것으로 음식을 얻을 수 있다. 음식을 먹으면 체력과 스태미나가 오른다. 각 음식마다 정해진 수치만큼, 정해진 시간동안 오른다. 한번에 3개까지 먹을 수 있으며, 가능한 한 계속 주워먹어서 지속시간을 갱신해 주는 것이 생존에든 노동에든 중요하다.
사슴 가죽이나 트롤 가죽 따위를 모아 옷을 지어입고, 준비를 갖춘 뒤, 목초지 보스를 잡으면 곡괭이를 만들어 광석과 돌을 캘 수 있다. 이것을 모으고 제련해 무장을 강화한다. 그리고 본격적인 배를 만들어 멀리 있는 섬에 가서 자원을 채집하고, 다른 보스를 잡는다. 잡은 보스의 머리를 스폰 지점에 효수하는 것으로, 바꿔가면서 등록할 수 있는 일시적인 액티브 버프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사용하면 캐릭터의 생존성이나 이동에 관한 강력한 보너스가 부여된다. 이상의 과정을 반복하며 즐거움을 얻는다.
와! 샌즈빔!
결론부터 말하자면, 발헤임은 만들기를 반복하는 게임이다. 게임의 전체적인 흐름을 보면 이렇다.
1️⃣해금되는(접근이 용이해지는) 다음 지역을 "탐험"한다.
2️⃣해당 지역의 거점을 세울 위치, 자원의 채집 포인트를 물색한다.
3️⃣안전한 지역에 거점을 만들고 주변의 자원을 채집해 아이템을 만든다.
4️⃣장비를 충분히 강화한 뒤 지역의 보스를 잡는다.
🔁이후 1️⃣로 돌아가 반복한다.
이러한 흐름은 현재 개발된 게임의 후반부까지 달라지지 않으며, 총 6개 지역이 만들어져 있고, 개발 예정인 지역은 2개, 많으면 3개쯤 되는 것 같은데, 여태까지의 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정식 출시 시점의 최종 지역을 가더라도, 이제까지의 흐름이 바뀌지는 않을 것 같다.
이러한 경험의 반복에서 가장 재미있고 비중이 큰 부분을 꼽자면 3️⃣이다. 2️⃣는 1️⃣,3️⃣의 과도기적 상태를 나타낸다. (1️⃣2️⃣4️⃣)는 굳이 말하자면 3️⃣의 반복을 위해 존재하지만, 전체 과정에서 가장 치명적인 부분이라고 한다면 1️⃣이다. 전체 구조를 이루는 구성요소들이 어떤 특징을 가지는지, 구조에 어떤 식으로 기여하는지, 개별 완성도는 어떠한지 생각해 보았다.
발헤임 전체 컨텐츠의 경험 유형은,
①조작, 캐릭터를 움직이는 것,
②탐험, 새로운 것을 접하는 것,
③노동-(계획), 앞으로를 준비하는 것,
의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①은 1️⃣,4️⃣와, ②는 1️⃣,2️⃣와, ③은 2️⃣,3️⃣과 어느정도 상통하는 감이 있으나, 위는 게임의 흐름상의 분류이고, 아래는 경험의 유형상의 분류이므로, 의미하는 것은 다르다. 대강의 비중을 표로 그리면 다음과 같다.
금칠해둔 부분이 이 게임의 핵심이다. 적어도 내 경험상 그렇다. 마땅한 엔딩이 없는 게임이고, 그런 상황, 반복 과정 속에서, 해당 부분에 삑사리가 나기 시작하면 바퀴살이 나가듯 게임이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다. 달리 말하면, 가장 재미있는 부분이라는 뜻이다.
집을 짓고 자원을 채집하는 것이 재미있다. 처음 시작했을 때가 특히 재미있다. 말하자면 1️⃣2️⃣3️⃣이 구분되지 않는 시점이다. 게임의 많은 것들이 새롭다. 재미있는 질감의 세상을 맨몸으로 개척해 나가는 것이다. 제작대를 만들고 간단한 나무집을 짓기 시작하면 이 게임에 매력을 느낄 수 밖에 없다. 그럴싸한 건물을 쉽게 올릴 수 있는 빌딩 시스템이 발헤임의 장점이다.
하우징은 바닥, 벽면, 지지대, 지붕의 4가지 타일을 주로 사용한다. 일단 타일을 하나 배치하면, 그 타일의 외곽선이나, 적절한 접면에 정확하게 스냅시켜 다른 타일을 붙일 수 있다. 회전각은 22.5도다. 16면 원기둥을 만들 수 있는 셈이다. 해체는 클릭 한 번이면 끝이고, 이 때 환불 자원은 100%, 타일의 수리 비용은 따로 없다. 건물의 하중 시스템이 조금 빡빡한 편이다. 보통의 나무 기둥만으로는 16미터가 한계다. 덕분에 되려 그럴싸하고 이쁜 건물이 만들어지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었다.
돌이랑 나무 몇개로 바닥에 모닥불을 피울 수 있다. 모닥불을 비롯한 열원 근처의 밀폐된 공간 안에서 시간을 보내면, 휴식함 버프를 받을 수 있다. 이것은 스태미나 회복 속도 +100%, 체력 회복 속도 +50%, 숙련도 경험치 획득량 보너스의 제공이라는, 매우 강력한 효과를 지닌다. 휴식함 버프를 받지 않고 게임을 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기본적으로는 7분 지속이고, 주변에 가구가 많을수록 지속시간이 늘어난다. 게임 진행에 따라 집을 가능한 한 개선시키는 것으로, 실제 플레이에도 이득을 볼 수 있다. 버프를 끊김없이 계속 갱신시키려면, 1시간에 5분정도는 집에 돌아오는 것이 좋다. 밖에 나가 장시간 노동이나 물색을 하려 한다면, 그곳에 별장을 세우게 된다.
일하러 나가서 쉼터를 자주 만들게 된다
가구를 잘 깔아주면 이득을 본다는 것이, 마치 모바일 가챠 게임의 숙소 꾸미기가 연상된다. 마인크래프트와도 비교해 볼 수 있다. 마인크래프트의 핵심 재미 요소 역시 건물 짓는 것인데, 아이러니하게도 그것이 게임플레이에 필수적인 행위인지를 따져보면, "건축"이 필요한 것이지 "집"이 필요한 것은 또 아니다. 농장은 필요해도 집은 사실 별로 필요 없다. 딱히 가구라고 할 만한 것도 침대 외엔 없다. 다다미 넉장 반짜리 흙집에 침대 하나만 놓으면 충분하다. 집을 요란하게 지은들, 쇼츠 틱톡 올릴 때 말고는 그닥 실용성이 없는 모델하우스에 지나지 않는다.
반면 발헤임의 집은 실용적이다. 없으면 많이 불편하다. 지역 옮길 때마다 전초기지를 새로 만들어야 한다. 밭에는 울타리를 쳐야 야생동물이 들어오지 않는다. 주거지 밖에는 벽을 쌓아야 적대 생물이 접근할 때 방파제 역할을 한다. 가축을 키우려면 또 가축우리가 필요하다. 뭔가 그럴싸한 건물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를, 만들 계기를 게임 측에서 계속 제공한다. 인프라를 갖추고 기지 안팎에서 생산활동을 하다보면 시간이 금방 간다.
다만 당연하게도, 이렇게 플레이어로 하여금 거점을 만들고, 거기 메여두게끔 만드는 게임의 디자인이 마인크래프트의 그것보다 우월하다고 얘기할 수는 없다. RPG성은 분명 발헤임 쪽이 강하지만, 마인크래프트 건축의 장점은 그 도구적 다양성과 확장성에 있는 것이지, 롤플레잉이나 생존 면에서는 별 관계가 없다. 발헤임의 플레이어는 건축의 필요성을 느끼기 때문에 그것을 하면서 즐기는 것인데, 나쁘게 말하면 마인크래프트보다 자율성이 떨어지고 강요되는 느낌이 있는 것이고, 좋게 말하면 할 일이 명확해, 헤맬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러나 저러나 발헤임은, 결국 더 지을 것이 없어지면, 거기서부터는 게임을 이어가기 힘들다. 그리고 새로운 건축의 수요는 보통 1️⃣에서 발생한다.
양계장인지 사우나인지
스폰 근처에 움막집을 짓고, 첫 번째 보스를 잡은 뒤, 먼 지역의 본격적인 탐험을 시작하게 된다. 탐험의 구체적인 동기는 애매한 편이지만, 탐험은 그 자체로 즐겁다. 이것은 지금까지 봐왔던 것과는 다른 무언가를 발견하는 과정이고, 게임의 경험을 수직, 수평으로 확장하는 과정이다. 새로 지어야 하는 가공 시설이나, 밭에 심을 수 있는 작물, 가축 따위가 탐험중의 발견에 발맞추어 하나하나 해금되고, 새로운 건축 재료나 가구가 추가되며, 잡아야 하는 다음 보스가 밝혀진다.
또한 배를 이용한 해운이라는 새로운 재미요소가 생긴다. 발헤임의 맵은 넓다. 맵의 끝에서 반대편의 끝까지 직접 가려면 실제 시간으로 5시간 이상은 걸릴 것이다. 따라서 플레이어는 임의의 두 지점을 이어주는 포탈을 직접 설치할 수 있다. 이 포탈의 설치 비용은 저렴한 편이라, 부담없이 여기저기 깔게 된다. 대부분의 아이템은 플레이어와 함께 이 포탈을 통해 세계 곳곳으로 운반될 수 있는데, 일부 아이템들의 경우, 포탈을 통해 운반할 수 없다. 무기나 갑옷을 만드는 데 필요한 금속이 대표적이다. 이런 특정 아이템의 경우, 롱쉽의 선창에 싣고 필요한 위치까지 먼 바닷길을 통해 천천히 운반해야 하는 것이 또 별미다.
또 어떤 작물들의 경우, 이를테면 보리와 아마풀같은 작물들은, 특정 지형에서만 재배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경우, 해당 지형에 독립적으로 새로운 재배지를 만들 필요성이 있다. 이런 전초기지에 금속 가공 시설이나 제련소, 포탈을 설치할 휴식처같은 것을 만들기 시작하면, 발헤임 제도를 소위 문명화 시키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 새로운 탐험이 새로운 만들기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의 총체는 꽤 재미있다.
원주민 정복
스폰 근처의 목초지에 정착한 뒤, 보스를 잡고 청동을 만들고, 새로운 지역을 향해 떠나면서까지는, 그러니까 첫 두 번의 순환이 끝나는 시점까지는, 이렇게 생각한다. 와 얼리엑세스 갓겜이네~. 하지만 늪에 도착해 철을 캐고, 세 번째, 네 번째 순환을 지나면서부터는 짜게 식는다. 이 게임이 처음에 기대했던 것만큼 재미있는 것인지 하는 의문이 점점 고개를 들기 시작한다. 이유는 크게 세 가지 항목으로 정리할 수 있다.
1. 갈수록 1️⃣에 대한 기대치는 높아지는데 비해, 실제 품질이 여기에 미치지 못한다. 여기서 1️⃣이란 위 도표에서 말하는 "탐험"이다.
2. 3️⃣, 즉 생산하는 부분에서, 점점 의문스러운, 납득하기 어려운 요구(재미없는 게임 디자인)이 돌출하기 시작한다.
3. 한 순환(단위경험)의 대미를 장식해야 하는, 기대받아 마땅한 보스전이 더없이 실망스럽다.
여기서 표를 다시 보자. 딱히 정확한 근거에 바탕을 두고 있다기 보다는 단지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 그린 도표지만, 적당히 참고하는 용도로는 문제가 없으리라 기대한다.
위 단락의 1부터 짚어보자. 1️⃣에 대한 기대치가 대관절 왜 높아지는가? 순환이 누적될수록 플레이어가 3️⃣에 투자했던 시간의 총량은 점점 늘어난다. 발헤임의 노동, 하우징은 꽤 재미있긴 하지만, 여기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없으면 게임에 김이 빠진다. 노동은 그 자체로도 포상임이 아닌 것이다. 더군다나 사람 심리 상, 최근 얼마간의3️⃣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의 플레이 전체에 대한 보상을 기대하게 마련이다.
그렇게 길고 긴 파밍 끝에 다음 지역엘 가보면, 어? 생각보다 별 게 없다. 사실 개별 지역의 컨텐츠 볼륨 자체는 조금씩 커지는 것 같기는 한데, 기대에는 또 미치지 못한다. 초반의 목초지와 검은 숲을 지나, 늪에 이르면, 분명 뭔가 흥미로워 보이는 인공 건물들이 여기저기 보인다. 새로운 적들도 있고 광산도 있다. 재미있는 다양한 것들이 숨겨져 있겠지? 하고 기대하면, 둘러봐도 별 게 없다. 그 다음은 산이다. 늪에서 철 장비를 갖추는데 정말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산타면 재밌겠지? 하고 올라가보면, 막상 또 별 게 없다. 이것의 반복이다. 이후의 평원, 안개지대를 가 본들, 별 다를게 없다. 맵만 넓다.
배타고 돌아다니는 것만 한세월이다
다음은 항목 2다. 3️⃣ 부분이 점점 미묘해진다. 티어가 낮은 지역에 다시 방문해서 자원을 또 수확해야 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이를테면 철이 여기저기 자꾸 쓰인다. 그것도 많이 쓰인다. 3번째 지역에서 주구장창 캤던 철인데, 5번째 지역의 갑옷을 만들 때에도 다시 쓰인다. 그 지역만의 광물 자원이 달리 없는 것도 아니다. 이 철은 건축에도 쓰인다. 고품질의 지지대나 상자, 가구에도 철이 들어간다. 별 수 없이 늪으로 돌아가 다시 철을 캐야하는 상황에 처한다.
발헤임의 농사는 지금껏 해본 샌드박스 생존 게임들 가운데 독보적으로 귀찮았다. 울퉁불퉁한 농지에 씨앗을 하나하나 심고, 수확할 때도 하나하나씩 뽑는데, 심을 때 서로 너무 가까이 심으면 자랄 공간이 부족하다면서 시든다. 한 번 심고 수확할 떄 4-50개씩은 한다. 눈대중으로 거리조절해가며 클릭클릭 하는 것이 상당한 고역이다. 하우징 시스템의 스냅 기능은 감탄스러울 만치로 잘 만들어뒀으면서, 농작물 거리조절 스냅은 왜 안되는지 대단히 의문이다. 심지어 라즈베리, 블루베리는 땅에 심을 수도 없어서, 수요가 생길 때마다 낮은 티어 지역의 야생 덤불에서 일일히 따 와야 한다.
뭘 좀 제대로 만들어보려고 하면, 이전에 방문했던 지역에 자꾸 다시 보내려고 한다. 이러한 의도를 가지는 것 자체는 납득할 수 있는 일이다. 짧게 끝나는 RPG도 아니고, 공략의 1자 진행을 환기도 할 겸, 컨텐츠도 재활용할 겸. 하지만 기껏 다시 방문시켜 이전에 실컷 했던 노동만 재차 시키는 것은 무슨 생각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뭐 다시 간다고 달라지는 것도 없다. 오픈월드 MMO가 아니니, 흥미 부분에서의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성장 속도를 늦출 이유가 없다. 다시 방문시켜 전에 했던 노동을 반복시키더라도, 이전에는 할 수 없었던 것, 없었던 흥미거리, 경험이 새로 있었어야 하는게 아닐까 의문스럽다. 왔던 장소에 다시 방문시키는 디자인의 예로는, 다소 형식상의 차는 있으나, 메트로베니아 장르에선, 이전에 갈 수 없었던 통로, 숏컷이 열린다던지,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던지, 배경이 약간 바뀐다던지 하는 식으로 경험적인 차이를 만들어내고는 한다. 발헤임은 이도저도 아니다.
나무를 1만개는 팬 것 같다. 통나무 픽픽 쓰러지는게 꽤 재미있음
항목 3의 보스전이 엉망이라는 점은 굉장히 명확하다. 이거 분명 재미있어야 하는 부분 같은데, 너무 실망스럽다. 일단 보스의 패턴이 시시하다. 보스 개체마다 2-3가지의 행동을 반복하는데, 일반 잡몹이랑 별 다를게 없는 수준이다. 인공지능도 멍청하다. 테라리아에서처럼 소환 지점에 아레나를 지어두면, 아주 간단히 무력화된다. 테라리아는 아레나를 지어둬야 보스를 상대할 수 있는데, 발헤임은 아레나를 지어두면 보스가 우리를 상대할 수 없다.
보스전의 접근성도 별로고 보상도 별로다. 단지 접근성이 안 좋은 것은 귀찮기는 해도 그러려니 할 수 있지만, 잡아도 주는 템이 변변찮으니, 흥미가 생기질 않는다. 보스를 잡으면 보통 다음 티어 지역의 탐색에 도움이 되는 아이템을 하나, 효수대에 걸 수 있는 머리를 하나 떨구고 땡이다. 포켓몬 시리즈로 따지면 "중요한 물건"을 하나 주는 셈이다. 보스전이 하도 재미없으니, 어찌 보면 보상이 구린게 오히려 다행일 수도 있다. 재미도 없는 보스를 재차 잡을 필요는 것이다.
가끔 너무 멍청해진다
발헤임은 개성적이고 재미있는 구석이 많은 게임이다. 특히 용량이 개성적이다. 얼리엑세스 초기엔 1GB밖에 안 됐고, 지금도 2GB밖에 안 된다. 개인적으로는 텍스쳐 해상도가 낮아 도트 그래픽 게임을 하는 것 같아서 즐겁다. 그리고 발헤임엔 재미없고 이상한 부분도 꽤 있었다. 아직까지야 얼기방패를 들 수 있다지만, 발헤임 1.0은 성큼 앞으로 다가왔다. 어느덧 얼리엑세스 2년차에 접어들어가는 지금, 최종적으로 이 게임이 어떤 모습으로 완성될 것인지에 대해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즐거울 것 같다.
'개인 리뷰 > 조각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리뷰] 나리타 보이 (Narita Boy) (0) | 2023.02.02 |
---|---|
[리뷰] 에반의 유산 (Evan's Remains) (0) | 2023.01.28 |
[리뷰] 림월드 DLC 바이오테크 (Rimworld Biotech) (0) | 2022.12.13 |
[리뷰] 문명6 (Civilization 6) (0) | 2022.11.20 |
[리뷰] 무빙 아웃 (Moving Out) (0) | 2022.1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