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작성: 2019. 2. 4. 1:20
아서왕이 숨겨둔 금괴 200톤을 찾는 게임입니다.
꽤 할만한 게임입니다. 핑 기본 200초과에 서버마다 고인물밖에 없고, 북미랑 유럽 시간대에 맞춰야 겨우겨우 방 하나 채우는 망겜이지만, 출시 5년차에 이정도면 꽤나 준수한 것 아닙니까? (지금도 근근히 버티고 있다.-20) 사실 가장 흥했던 때에도 동접 500은 못 넘겼으니, 이정도면 선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사실이 나름의 게임성을 증명하는 셈입니다.
출시 후 한 6개월쯤 되었을 때 험블에서 4팩 할인을 하길래, 8명을 모아서 공구했습니다. 팀마다 1명씩 불참하고 3:3으로 열댓시간 하고 쌌는데, 사람이 적으니 좀 루즈하긴 하더랍니다. 진가는 공방이죠. 10:10은 되야지 성도 쌓는 맛이 있지 않겠습니까?
이후 저나 혼자 가끔씩 만지는 게임이 되었는데, 17년쯤에 잠깐 하고 '이제 슬슬 망하겠지?' 싶었는데 요즘도 어떻게 돌아가는 모양입니다. DoD 같은 게임도 살아있는 마당에 새삼 놀라운 일도 아니지만, 어쨌든 좋아하는 게임이니 반가울 따름입니다.
King Arthur's Gold( 이하 KAG)는 사이드스크롤 공성 게임입니다. 말 그대로 사이드스크롤 타일맵에 성을 짓고 싸우는 게임인데, 이런 게임들에선 대개 지으라는 성은 안짓고 공포,기괴스럽고 흉칙한 건물들을 짓기 마련인데, KAG에서는 위로 올라가는 성벽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설계적으로도 괜찮은 게임입니다.
곤 빌댓월 업 투더 스카이
게임의 핵심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싱글 플레이를 제끼고, 멀티 플레이 위주로 서술합니다. 싱글은 캠페인이나 작은 미션같은것들, 샌드박스가 있는데, 이것들은 체험판에서도 해볼 수 있는 만큼,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지금은 전면 무료화.-20) 게임의 기초를 익힐 수 있도록 만들어둔 장치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보기에는 어려울 만큼 빈약합니다. 튜토리얼입니다. 맵 여기저기 달려 있는 텍스트박스로 조작법이나 지형지물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특별한 건 없지만 기본적인 구실은 하고 있는 셈입니다.
핵심은 멀티플레이입니다. 게임모드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기본적으로는 지표 안팎의 자원을 캐서 지켜야 하는 기물 주위를 성벽으로 두르고, 상대방의 구조물은 부숴 깃발이나 Cp 따위를 훔쳐야 하는 게임입니다.
플레이어간의 역할 분담을 위해 3개 클래스로 나뉘어 활동합니다. 개발중 작성된 아트북같은 것을 보면 더 많은 클래스를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출시 이후 현재까지는 3개 클래스로 나뉘어 있습니다. 각각 나이트, 아쳐, 빌더입니다. 각 클래스는 다른 체력, 다른 역할, 다른 특수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땅굴 파고 침투한다. 북괴군이 따로 없다.
나이트는 가장 핵심적인 공격수입니다. 하트가 네 칸이고, 칼을 휘둘러 공격하고 방패로 막습니다. 팀에 나이트를 잘 다루는 플레이어가 몇 명 있느냐에 따라 전선의 위치와 승패가 달라집니다. 나이트는 상점에서 폭탄을 구매할 수 있는데, 이걸 던져 상대 구조물을 광범위하게 부술 수도 있는 등, 공격적인 클래스입니다.
아처는 그에 반해 수동적이고 수비적인 클래스로서, 장거리 교전과 견제의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하트가 두 칸이고, 나이트의 차지 공격 한 방에 죽어버리는 등, 몸은 빌더보다 약하지만 기동성이 뛰어납니다. 가장 복잡한 함정들로 방비한 높은 성벽도, 상대편의 견제만 없다면 그래플링 훅으로 넘어가는 것은 시간 문제입니다.
아쳐가 쏘는 화살은 하트 반 칸의 피해를 주는데, 나이트의 방패에 막히는데다 중력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따라서 기습적인 공격이 어려운 횡스크롤 게임의 특성상 직접 공격을 나서는 일은 잦지 않고, 성벽 위에서 견제를 하는 것이 주로 보이는 아쳐들의 모습입니다. 불화살을 쏘거나 폭발성 화살을 쏴서 상대팀의 구조물을 부수는 것 역시 가능하지만, 그 역할은 나이트가 더 효과적으로 맡아줄 수 있습니다.
빌더가 없다면 이 게임은 성립할 수 않습니다. 하트는 3칸이고, 자원을 채취하거나 구조물을 쌓을 수 있는 유일한 클래스입니다. 따라서 게임이 시작했을 때에는 모든 플레이어가 빌더로 구조물을 쌓습니다. 대부분의 맵에는 방어를 위한 그 어떤 기본적인 구조물도 없는데, 빌더들은 빠르게 성벽을 올리고 뒤쪽엔 상점을 설치하는 등, 인쁘라를 구축하는 것이 첫 번째 역할입니다. 벽을 쌓고 문을 설치하는 등의 방법론적인 것들부터 해서, 게임에 대한 깊은 이해도가 필요합니다. 건물이 최적화가 되어있지 않으면 리스폰된 아군이 최전선으로 가는 길목을 막거나 하는 등 시간낭비가 쌓이고, 전반적으로 게임에서 밀려버리는 불상사가 생깁니다.
빌더는 공격적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떠안고 있습니다. 당연하게도, 내 블럭이든 남의 블럭이든 부수는 속도는 빌더가 가장 빠르기 때문에, 나이트로는 넘어갈 수 없는 벽에 구멍을 내서 공격로를 확보해야 합니다. 동시에 상대편의 접근을 방해는 위치에 문을 깔거나 블럭을 설치해 시간을 확보하는 센스도 필요합니다. 최전방에 필요한 것은 유능한 공병입니다.
이 3개 클래스간의 적절한 조합으로 게임이 돌아갑니다. 빌더는 집 안에서 놀고 나이트는 나가서 놀고 하는 식입니다.
대충 지으면 난장판이 된다.
게임이 진행됨에 따라 지형이 굉장히 복잡해집니다. 최전선 또는 본진의 건물이 지어지고 무너지기를 반복하면서, 불필요한 문이나 벽이 생기고, 적이나 아군이나 이런 퇴적된 성벽을 보면 혼란에 빠지기 마련입니다. 미니맵이 있기 때문에 대충은 파악할 수 있지만, 우리가 몰랐던 틈 사이로 적팀에서 쥐구멍을 파고 들어오기도 합니다. 성벽의 최적화가 퇴색되면서, 결국 게임은 결착이 납니다. 이 과정은 매번 달라지는데, 플레이어들이 사용할 수 있는 도구나 수단 따위가 꽤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각양각색의 방법으로 성과 깃발을 공략합니다. 성벽 정면에 박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벽에 사다리를 붙여 올라가거나, 캐그를 던져 터트리거나, 땅 속을 파 들어가거나, 상대방이 깔아둔 통로 사이로 몰래 기어들어가거나 하는 등, 성향에 따라 다른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지형에 맞춰 자유롭게 방비를 구성하게 되는 것이 이렇게 매 판 다양한 상황을 이끌어냅니다. 게임은 2d 물리엔진을 사용합니다. 한 구석이 박살나면 다 무너지곤 하는데, 부술 때 카타르시스가 있습니다.
초가삼간 다 탄다.
자기가 지은 건물에 애착을 가지기 힘듭니다. 어차피 팀이나 상대팀이 와서 부술 마당에, 느긋한 2d 샌드박스 게임을 상상하고 있으면 그 갭이 좀 큽니다.
공성병기를 살 수 있습니다. 발리스타랑 캐터펄트가 있는데, 저는 캐터펄트를 꽤 좋아합니다. 활용처가 다양합니다. 기본적으로는 돌을 던져서 상대팀이나 상대팀 건물에 피해를 줄 수 있고, 아군 나이트를 날려서 상대 성벽 너머로 보낼 수도 있습니다. (거리가 가까워야 하겠지만.) 점화한 폭탄을 날리거나 자원을 담아 날리는 등, 게임상에 등장하는 거의 대부분의 것들을 쏴서 날릴 수 있습니다.
하우 투 캐터팔트
고찌라 스네이크
할 수 있는 게 많은 게임입니다. 지금은 거의 죽었지만. 꽤 재미있습니다. 매 판 매 판 다르고. 개발사의 후속작인 트렌치 런은 아주 보기좋게 망했는데, KAG때는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런 갓겜이 나왔었던 건지 새삼 의문입니다. (보니까 트렌치런 빼면 다 중박은 친 것 같다.-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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