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해주지 않으면 모른다는 건, 설명해줘도 모른다는 거야
이것도 아마 아주 옛날에 험블 먼슬리 동봉으로 들어온 게임이었던 것 같다. 아무리 봐도 내가 직접 스팀으로 구매할만한 종류의 게임은 아니니.. 예전에 한번 깼던 것 같기는 한데, 기억이 잘 안나서 라이브러리를 살펴보니 17년 중순이었다. 3년 전이니 가물가물할만 하다. 그런김에 다시 한번 깼다.
No Time To Explain은 개발사 겸 유통사 타이니빌드의 첫 게임이다. 2011년 경의, 비디오게임 킥스타터로서는 초기 프로젝트인데, 7000달러 목표에 23000달러 가량을 모아 출시까지 성공적으로 진행된 퍽 모범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나름의 성공을 거둔 뒤 퍼블리셔로서 자리잡은 15년에 리마스터판이 발매되었다. 보면 알겠지만 꽤 오래된 게임이다. 15년만 해도 위쳐3가 나온 해인데, 11년이면 PS3랑 NDS가 현역이던 시절이니 말 다했다.
이후 타이니빌드는 전문 퍼블리셔의 길을 걷고있다.
그렇게 리마스터판까지 나온 이 게임의 장르는2D 사이드스크롤 플랫포머다. 마리오처럼 점프 한번한번 세심하게 해서 깨는 종류 게임은 아니고, 가시 함정들 사이로 캐릭터를 던져 골 인 지점에 박아넣으면 되는 간단한 게임이다.
혼자 춤추고 있던 주인공 앞에, 집 벽을 부수고 나타난 미래의 주인공이 "No Time To Explain!" 이라고 외치며 시작한다. 직후 미래의 주인공은 사악한 대게에게 붙들려가고, 그가 떨어뜨린 총을 플레이어가 집어들어 구출에 나선다. 헛웃음이 나오는 인트로가 예고하듯, 기가 차는 개그와 시간을 넘나드는 스토리 전개가 일품이다. 세계정복을 꿈꾸는 최종보스의 계획을 저지하면 된다.
?
그냥 쉽고 재미있다. 주인공이 처음에 줍는 총은 보통 총이 아니다. 방아쇠를 당기면 엄청난 기세의 에네르기파인지 물대포인지가 나와, 발사하는 반대 방향으로 캐릭터가 밀린다. 이걸 제트팩처럼 지면에 쏴 날아다니는게 기본적인 이동 조작이다. 무기로서의 기능에도 충실해, 무른 타일을 부수거나 적과 싸울 때에도 쓰인다.
이걸 한참 쓰다보면 스토리 흐름에 따라 다른 능력을 가진 캐릭터로도 플레이하게 된다. 고무줄처럼 땡겨서 이동한다던가, 물리량이 큰 샷건의 반동으로 이동한다던가, 벽에 껌딱지처럼 붙는다던가. 다 나름 재미는 있지만 게임의 보스전은 모두 에너지포로 치르기 때문에, 주인공격의 무기는 그 쪽이라고 할 수 있고, 나머지는 조연이다.
보스전도 퍽 충실하다
전체 게임은 짧은 스테이지의 연속이고, 사이에 짧은 컷씬들이 지나간다. 모든 스테이지는 대체로 하나의 난관을 제시한다. 한번 시도해서 통과할만큼 쉽지는 않지만 열댓번씩 시도할만큼 어렵지도 않다. 애초에 어려운 플랫포머 극복에서 재미를 찾으라고 만든 게임도 아니다. 그래서인지 작은 난관이 여럿 이어진 형태의 스테이지에서는 중간 세이브도 후하다. 모든 가시함정 앞에 세이브 포인트가 있다고 생각해도 좋다.
그러므로 복잡한 조작을 강조하는 대신, 퍼즐 게임에서처럼 간단한 발상과 요령만 있다면 어렵지 않게 클리어할 수 있게끔 디자인되어 있고, 플래쉬틱한 애니메이션 연출과 개그가 좋은 No Time To Explain은, 소소하게 잘 만들어진 재미있는 게임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아무래도 그래픽이 디테일하지 못하다거나, 분량이 짧다거나 하는 점들인데, 2011년산 인디임을 고려하면 융통성있게 넘어가줄 수 있는 부분들이다.
스트레스 받지 말고 즐겨요
로컬 코옵은 4인까지 지원하는 모양이다. 같이 하면 단락적으로 재미있을 것 같기는 하지만, 이걸 굳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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