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운 심미적 성과로 주목받았던 퍼즐 게임 "고로고아"가 2022년 1월 4일 엑스박스 게임패스에 추가된다.
영화관에 가는 것은 번거롭다! 개봉일 확인이며 티켓 발급이며 예매며 뭐며, 비싸기까지 하다. 그래도 팝콘은 맛있다. 난 치즈팝콘이 좋다. 그런데 코로나 터지고 나서는 영화관 내 취식이 금지다! 어렴풋 짐작은 했었지만 직접 가서 확인하니 쇼크였다. 그럼 영화를 무슨 재미로 보지?
난 확실히 말해 영화 감상을 취미라고 내세울 수 있는 사람은 아니다. 관심있는 영화는 있다. 영화선택에 대한 취향도 있다. 얼마 전에 듄 리부트를 가서 봤다. 며칠 전엔 스파이더맨도 봤다. 보고싶은 영화도 있다. 신카이 마코토 신작, 닥터 스트레인지 2, 소닉 극장판, 걸즈 앤 판처 극장판, 아이리시맨, 기타등등.
가볍고 재미있는게 좋다. 시사성 영화, 예술영화는 부담스러워서 꺼려진다. 공포영화는 그냥 싫다. 스스로 영상물에 대해 깊이있는 시각을 갖췄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고, 실제로도 없고, 이 사실이 유감스럽지도 않다.
에일리언 시리즈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자. 네 편의 영화를 큰 줄기로 하는 오래된 시리즈다. 그렇지만 내가 “안다” 고 할 수 있는 것은, 게임 “에이리언: 아이솔레이션” 뿐이고, 직접 해본 것도 아니다. 영화 시리즈의 경우 첫 편과 둘째 편은 평론과 흥행 양면으로 크게 성공했고, 나머지 두 편도 준수한 결과를 거뒀으나, 크로스오버 기획물인 에일리언 vs 프레데터의 경우 대차게 말아먹었다는 모양이다.
돈주고 공포게임하는것도 싫다
파이어팀 엘리트는 이 시리즈의 최신작으로, 비교적 유명한 에이리언 아이솔레이션과는 장르적 연관이 희미한 코옵 TPS다. 아이솔레이션과는 개발사도 다르고 장르도 멀고 에이리언을 다루는 방식도 전혀 다르다. 아이솔레이션은 플레이어가 죽일 수 없는 에이리언이 지능적으로 추격해오는, 거기서 도망쳐 살아남는 것을 목표로 하는 공포 게임이었는데, 파이어팀 엘리트의 경우 쥐떼처럼 몰려오는 에이리언을 요령좋게 다 쏴죽이면 되는(그리고 쏴죽일 수 있는) 액션 게임이랄 수 있겠다.
해당 게임이 시리즈의 이전작들과 작품 내외적으로 얼마만큼의 연관성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애초에 본인이 에이리언 시리즈에 대해서는 문외한이기도 하거니와, 워낙 오래된 시리즈이기에 파고들자면 끝이 없다. 또한 개발사 "콜드 아이언 스튜디오"에 대해서도 드러난 정보가 얼마 없다. 팀의 수뇌부의 경우 "스타트랙 온라인", "네버윈터 나이츠"등의 서구권에서 주목받는 게임을 만들었던 베테랑이라는 것 정도만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게임의 작곡가는 꽤 유명한 사람, Austin Wintory이고, "저니","어크 신디케이트",ABZU"를 담당했었다.(파이어팀 엘리트의 OST 전체를 이 사람이 담당했는지는 또 모르겠다.
음악만 따로 들을 수 있으면 좋으련만
베테랑의 품격일까? 아니면 시간과 예산이 충분히 주어졌던 덕일까. 게임은 꽤 훌륭한 모양새로 뽑혔다. 에이리언:파이어팀 엘리트라는 게임의 구성요소에 대해, 내가 그나마 알고 있는 부분은 시리즈(프랜차이즈)의 영역과는 이렇다 할 관련성이 없는 TPS, Co-op 슈팅의 영역인데, 여기 대해서는 별다른 불만거리가 없었다. 미술이나 소리에 있어서도 굉장히 만족스러웠지만, 인게임 전투 외 플레이어의 운영에 대해서는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을 것 같다.
캠페인은 4개 챕터에, 챕터마다 맵이 3개씩 있으며, 이와는 별개로 호드 모드가 있다. 복도형 맵을 쭉 따라가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구성이다. 최근의 코옵 슈팅 게임들은 대체로 코어한 성향을 띈다. 코어함의 유형에도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단순히 슈팅이 어렵다기보다는 유저간의 정확한 의사소통을 유도하는지, 어떠한 실시간 판단, 혹은 경험을 요구하거나 하는지, 여러가지 갈래가 있겠으나, 파이어팀 엘리트는 여기 해당하지 않는다.
코어 협동에 대한 고민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맵 진행은 일률적으로 복도 이동-지역 방어-복도 이동의 반복이다. 대신 플레이어가 인지하지 못하는 구멍, 구석, 코너에서 적이 튀어나와 덮치거나 하는 식의 유사 점프스케어, 방어 포인트의 구조를 다양화하거나, 적들이 여러 방향에서 튀어나와 정신없는 전투를 유도하거나, 하는 식의 디자인 지향성은 있는데, 협동성을 강조하는 디자인이라고 보긴 어려우며, 다양하지도 못했다. 플레이어를 붙잡는 특수 에이리언(좀비)마저도 잡힌 사람이 직접 QTE로 풀 수 있기때문에, 다른 협동 게임들보단 심심한 편이다.
게임이 에임핵도 써준다
그러나 이러한 방향성이 인게임 플레이의 지루함에까지 치닫진 못했다. 맵들의 전투 구성은 대동소이하지만 내부 장식 은 눈이 휘둥그레질정도로 마감이 좋으며 다양하다. 그래서 맵을 돌아다니는 것이 전혀 지루하지 않다! 미술이나 음악을 비롯해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단적으로 내 체험을 비유하자면, 재미있는 다크라이드 한 편을 탄 기분으로, 등장인물들의 대사, 그래픽 따위의 배경요소들의 세계관 전달력이 뛰어났다. 맵마다 진행 방식은 비슷비슷하지만 배경은 또 천차만별이라, 반복 플레이에 대한 기대는 낮을지언정 첫 플레이에 대한 만족감은 아주 높았다. 맵의 사각에 숨은 에이리언이 그림자만 남기고 지나간다던가, 거대한 외계 우주선을 보여준다던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웅장하고 커다란 시설을 보여준다던가. 혹은 질척질척한 외계인 둥지, 알, 징그러운 무언가. 이런 것들은 생생하게 전달되어 내가 이러한 공간 안에서 움직였다 라는것이 크게 와닿았고, 좋았다.
미술, 체감의 영역에서 인상을 추구하느냐, 게임의 플레이를 치밀하게 구성하느냐, 두 분야에서 하나의 선택을 한 것인지, 물론 두 가지 다 훌륭하다면 좋겠지만. 캠페인 플레이에 대한 감상을 정리하자면, 전투-디자인에서는 큰 도전을 하지 않고, 보여주기의 영역에서 돈을 더 쓴 것처럼 보인다. 잘 만든 상업영화 한 편을 본 느낌이었는데, 아마 본 에이리언 시리즈의 팬이라면 크게 만족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멋있어요
맵의 전투에서 코어 협동으로서는 별다른 도전이 보이지 않았던 것과 비교하여,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퍽 시스템은 살짝 특이했다고 하고 싶다. 하지만 맵 전투를 간단하게 가져갔던것과 맞물려, 퍽 시스템 역시 완성도 측면에서, 자유도나 전략의 측면에서 대단했다고는 또 하기 힘들 것 같다. 우선 클래스는 여섯으로, 스탯상 차이는 없고 액티브 스킬 두 개와 착용 가능한 장비의 유형 제한으로 차별점을 만든다. 하다보면 퍽이 하나씩 언락된다. 클래스 레벨 업이나 상점 구매, 드랍으로 해금되는 퍽을 스킬 보드 위에 펜토미노처럼 맞춰서 배치한다. 유관한 퍽에 인접하여 배치하는 것으로, 액티브 스킬의 강화나 효과 변경이 가능하고, 독립된 조각으로는 무기 스펙 강화 등을 자율적으로 세팅할 수 있다.
이런 보드 배치 자체는 꽤 신선하나 대단한 깊이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단순 퍼즐에 불과하며 장기적인 즐길거리를 만드는 것은 결국 퍽의 다양성인데, 그 절대적인 가짓수는 부족하다. 잠깐 재미있는 정도. 각 클래스마다 해금할 수 있는 퍽이 여럿이고, 일부 퍽은 다른 클래스의 보드에도 삽입할 수 있기 때문에, 원하는 세팅을 위해 여러 클래스를 바꿔가며 할 동기는 될 수 있겠으나, 그러기엔 부족한 느낌이다.
클래스마다 틀 모양이 다르고 이런것도 없다
플레이어 보상 체계에도 미흡해보이는 부분이 있다. 우선 맵 클리어의 보상으로 주어지는 것은 클래스 경험치와 돈, 혹은 미언락 장비와 일부 부착물, 그리고 무기 컬러나 데칼 따위의 코스메틱인데, 워낙 이것저것 많이 주다보니 돈을 모아서 뭘 해야겠다는 생각이 별로 들지 않는다. 클래스 레벨도 캠페인 끝까지 한번만 밀면 대충 열릴 건 다 열린다. 마치 정확하게 타이밍을 계산해서 여기서 끝나게끔 만들어놓은 것처럼. 더 해서 돈을 모아보고싶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았다.
마련해둔 상점이 좀 유명무실하다는 것이다. 상점엔 무기 부착물, 미언락 무기, 일회용 가젯 등을 파는데, 상점 판매 품목들 중 대다수가 맵에서 드롭된다. 무엇이 드롭되고 무엇이 드롭되지 않는지 명시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캠페인 보상 체계가 되는 크레딧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 장비와 퍽, 부착물을 언락해가며 캠페인을 클리어한다는 플레이쓰루가 끝나는 시점에서, 반복 플레이로의 전환을 실패했다는 감상이다.
상점에 신경을 덜 쓴 것은 아닌지?
일종의 퀘스트, 추가 보상 체계로 도전 카드 시스템이 있다. 플레이 내용에서의 패널티, 혹은 조건과, 그 충족에 따른 보상을 지급한다고 명시된 카드, 이것을 게임 플레이 직전 사용할 수 있는데, 그 보상은 경험치, 크레딧이다. 이 보상은 매력적이지 않다. 스킬 보드 자체의 사이즈가 어느 시점부터는 더 커지지 않고, 후기 퍽만 언락할 수 있게 되는데, 성능상에서든 다양성 면에서든 크게 매력적이지 않다. 크레딧도 결국 무기를 상점에서 사게 되는 시점은 전체 클리어 이후가 될텐데, 그때까지도 어떤게 공짜무기고 어떤게 상점에서만 파는 무기인지 헷갈린다.
과제가 흥미로운 것도 아니다
상술했듯 인게임 플레이에 있어서는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애초 타자는 건플레이에 대한 견식이 부족해 딱히 언급할 거리도 찾기 힘들다. 이외 단순한 감상으론, 에이리언의 공격 방식이 그냥 다 비슷비슷한 것이 눈에 밟혔다. 에이리언의 접근 자체는 사방팔방에서 정신없이 벽타고 지붕타고 뛰어오는데, 정작 그렇게 접근해서 하는 공격의 패턴은 빈약하기 짝이 없다. 딱 붙어있으면 평타고 떨어져있으면 리프슬램이다. 쫄몹 공격이 다 비슷비슷한건 어쩔 수 없다지만, 그냥 좀비도 아니고, 호러 소재인 에이리언이 그냥 까만 들개처럼 움직이는 것은 좀 아쉬웠다. 아이솔레이션에서 볼 수 있었던 수준의 치밀한 AI를 기대하는 것은 역시 무리겠지만, 파이어팀 엘리트에서도 호러 연출을 다소 좀 시도하고 있는만큼, 몰입갑을 해치는 단순한 움직임이 기억에 남았다. 장르적 관점에서 보면 별 문제는 아닐 듯?
미술이나 오디오 관련해서는 호평 외에는 할 일이 없다. 징그러워야 할 부분에선 징그러웠고 깔끔해야 할 부분에선 깔끔했다. 오디오 연출은 개성적이었다. 텍스트 버튼을 클릭했을 때의 효과음의 음색이 적대적인 인상의 전자음인데, 매번 달라진다. 진입 전 준비 화면에서, 카운트다운 하면서 나오는 긴박한 음악도 좋았다. 맵의 배경음악들도 하나같이 다 괜찮았다. 의외로 유튜브 등의 스트리밍 사이트에 따로 음원 공개를 안 해뒀던데, 찾아들을 수 없어 아쉬웠다.
가시고기?
새로운 시도, 혹은 흥미로운 시도, 게임 플레이에 있어서의 도전은 어느정도 배제하고, 적당히 검증된 플레이만 안정적으로 준비했으며, 대신 음악이나 비주얼의 분야에서는 확실한 모습을 보여줬다. 보상 체계, 상점 시스템, 혹은 공개 매칭 시스템에서의 미흡이 다소 엿보이나, 인게임 플레이에서의 긴박하고 정신없는 경험은 매력적이다. 타자는 시리즈의 팬이 아님에도 만족했고, 시리즈의 팬이라면 더 크게 만족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만족과 완성도는 별개의 문제이니, 큰 결함이 있는 게임이라고는 절대 말할 수 없겠으나 이러한 코옵 슈팅 게임에 기대되는 평균점을 크게 상회하는 무언가를 보여주지는 못했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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