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jogaq 2022. 6. 20. 00:53

https://youtu.be/-2YYF5Ysvdg

 오토체스류의 기원을 상기해보자. 2018년 말즈음이었다. 오토체스는 도타 커뮤니티 등지에서 인기몰이를 했고, 19년 넘어와서는 그 인기가 세계적으로 확산되었다. 덕분에 도타2의 피씨방 순위가 14년 수준을 웃도는 등... 다시 못 볼 진풍경을 볼 수 있었으나, 많은 사람들이 예상했듯 롤 오토체스, TFT가 나오면서 열풍은 사그라들었다. 시간이 흘러 유행이 지나갔을 뿐이기도 하지만.

 그렇게 도타2 오토체스가 시들긴 했으나 이것은 조용한 소멸이 아닌 확산이어서, 비슷한 디자인의 게임이 시장에 범람하게 되었고, 보통 우리는 이것들을 장르로 묶어 오토체스류라고 부른다. 슈퍼 오토 펫츠 역시 이 도타2 오토체스의 여진이다.

솔직히 재미 없어 보인다

 슈퍼 오토 펫츠와 그러나 가장 비슷한 것은 하스스톤 전장인데, 직접 해본적은 없다. 그래서 얼마나 어떻게 비슷한지애 대한 설명은 생략하나, 별로 중요한 것은 아니니 문제 없을 것이다.

 슈퍼 오토 펫츠는 매 턴 일정량 주어지는 한정된 재화를 사용해, 매턴 달라지는 상점의 기물들로 내 필드를 강하게 민들고, 상대와 겨뤄 이기는 게임이다.

 여기서 이긴다는 것은 상대 필드의 펫들을 모두 정리한다는 것이고, 정리하려면 체력을 0 이하로 만들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피해를 입혀야 하는데, 그 방법엔 여러 가지가 있다.

 펫의 공격력을 높여 직접 치는 것, 펫 능력을 사용해서 비접촉으로 슈팅으로 때리는 것, 내 펫의 체력을 충분히 늘리고 회복시켜 공격하는 동안 버티는 것 등의 여러 가지 방법이 있으며, 무작위로 등장하는 펫들을 조합해 유효한 전략을 만들어내는 것이 이 게임의 핵심이다.

티어 업 타이밍에 맞춰 승급시켜주면 좋다

 이러한 핵심 플레이 자체는 원본 오토체스로부터 유전되어 내려오는 것이지만, 구현의 양태는 하스스톤 전장의 그것에 더 가깝다. 스탯은 생명력과 공격력의 2개로 단순화되어 있으며, 매 턴 주어지는 골드는 그 턴이 끝나는 시점에 소멸된다. 기물간 전투 방식 역시 전장과 거의 흡사하고, 기물의 능력 구현도 비슷하다. 복수의 기물을 모아 승급시켰을 때 상위 티어의 기물이 주어지는 것도 같다.

 색다른 점은 펫이 하나씩만 소지할 수 있는, 지속적, 일시적인 보너스를 제공하는 음식 아이템이 있는 것, 전투가 언제나 가장 전열 앞에 선 펫들끼리만 이루어지기 때문에 직관성이 아주 뛰어나다는 것 등이 있다.

 또한 미리 정해진 펫의 타입에 따른 시너지(오토체스의 3고블린 시너지같은), 종족값(전장의 융합체로 대표되는)같은게 따로 없고, 펫 단일 개체간의 능력에 따른 상호 상승 효과만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필드를 만들 때, 미리 정해져 있는 시너지를 고려하고 모으는 것이 아닌, 그때그때 잡히고 키워져 있는 펫들의 스펙을 더 신경쓰게 되는, 즉흥적인 재미가 있는 편이다.

의외의 타격감

이거다! 싶은 팀을 만들어도 예열이 늦으면 죽는다

 하지만 오히려 각 개체의 개별적인 능력을 중시하게 되는 디자인상, 자체적인 출력이 부족해 비주류가 되는 펫들이 많이 생기는데, 숙련된 플레이어들은 이상한 펫들을 집고서도 곧잘 이기기 때문에, 이대로도 괜찮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사실 펫의 티어가 나뉘는 것을 마냥 부정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 전부 성능이 비슷하게 좋고 나쁘다는 것은 되려 재미없는 일이기도 하다. 바꿔 말하자면 리롤 굴려가며 뽑기하는 것이 이 게임의 재미이기도 하니, 꽝 당첨 정도는 있는게 좋지 생각한다.

 여튼 펫의 스펙 얘기로 돌아가서, 그러므로 단일 개체의 개별 스펙을 중시하게 되며, 펫의 스탯을 올려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전략이 되기도 한다. 스탯보다 우선시되는 종족 시너지 따위가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특징을 개발자가 파악하고 있다는 증거로, 펫의 최대 스탯에 캡이 있다는 것을 들어볼 수 있다.

 도미니언의 전략 검토와 원리가 비슷하다. 기물의 스탯을 올리는 것은 게임을 이기는 가장 쉽고 변수가 적은, 효과적인 전략이며, 여기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만드는 것, 그러니까 기물들간의 시너지를 통해 단순 스탯 뻥튀기 플레이를 앞지를 수 있는 전략을 만드는 것이 기본적인 플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기물의 스탯을 단순히 올리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전략이 아니었다면, 스탯 캡은 없었거나, 더 높았을 것이다. 반대로, 스탯을 단순히 올리는 것이 지금 추측하고 있는 것보다 더 강력한 전략이라고 판단된다면, 개발자들은 스탯의 캡을 지금보다 낮추는 것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잘 만들어진 게임이므로 아마 그러지 않을까 싶다.

50/50 이상은 안올라간다

 아무튼 그러므로, 슈퍼 오토 펫츠는 꽤 가볍고 단순한 게임이지만, 동시에 잘 만들어진 게임이다. 기대값은 약간 낮아도, 이것저것 전략이 나올 수 있다. 게임 숙련도의 고점이 낮다. 플레이어 랭크같은것도 없어서 경쟁성이 덜하다. 게임의 그래픽에서 유추되는 분위기 자체도 가볍다. 그리고 무료 게임이다. 이래저래 호감이긴 하지만 깊이가 얕은 편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또 이 게임은 등장 기물을 제한하는 방식이 특이하다. 게임을 처음 켜면 기본 팩에 등장하는 기물들만 사용할 수 있게끔 해뒀다. 그리고 추가 펫들을 사용하고 싶다면 확장팩1 혹은 확장팩2를 사야만 한다. 혹은 매 주 로테이션으로 달라지는, 기본팩과 확장팩1,2의 모든 기물들 중 무작위로 선택되는 위클리 덱을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이 구매한 펫들을 직접 조합하여, 나올 펫들과 나오지 않을 팩들을 직접 선택해, 커스텀 덱을 만들 수 있다. 밸런스적으로 문제가 없는게 맞나 싶긴 하지만 꽤 재미있는 기능이다. 사실 그냥 위클리 덱만 사용해도 비동기 멀티플레이는 크게 어렵지 않게 이길 수 있기 때문에, 커스텀 덱에 대한 의문은 별로 느낄 수 없었다. 하지만 비주류 기물들을 이용하여 자신만의 전략을 짜려면, 확장팩을 둘 다 사긴 해야할듯. 각각 5달러랑 10달러다.

어지간히 재밌게 한게 아니면 돈주고 사긴 아깝다

 지나친 기대만 하지 않으면 꽤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펫의 그래픽은 모두 구글 쪽 이모지라는데, 이거 문제 안 생기나? 뱀파이어 서바이버마냥 쌩까는 것도 아니고. 아마 문제 없으니 장사하고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