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작성:2019. 5. 26. 5:11
풋. 그 멍청한 문구는 편집자가 넣은 거예요.
진짜 신조는 "우리만 챙긴다"예요!
사이버 종교인은 사이버 천국에 가는 걸까요? 하지만 2019년의 사이버 세상엔 이미 vr 챗이라는 유토피아가 존재하지 않나요? 사이버 천국이 실존하는 이 현실의 어딘가에는, 어쩌면 저나 여러분은 찾지 못하는 천국이 존재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집에 처박혀 아 내일은 일찍 일어나야지 하면서 기어코 아침 해를 보고야 마는, 저 같은 사람과는 인연이 없는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벌써 5월이네요. 올해 초 자아탐색을 한답시고 시간을 물처럼 쓴 것이 참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저는 사이버 연옥에서 21세기 다 지날때까지 구르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 사는 이 세상은 생각보다 친절한 공간이구나 생각하기도 합니다. 해가 뜨는 5시 전에 잘 수 있도록 해 봅시다...
아무튼 1주 조금 넘게 핏피플을 돌렸습니다. 베히모스에서 내놓은 srpg입니다. 수집형 rpg라고 표현하는 것이 문자 그대로의 의미에서는 조금 더 적절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조금 더 적절한 것이지 훨씬 더 적절한 것은 또 아닙니다. srpg로서도 꽤 괜찮습니다. 왜 그런지는 이따가 적습니다.
헥사타일
2017년에 얼리엑세스 시작해서 18년 초에 졸업했습니다. 얼리엑세스 박아놓고 몇년동안 밍기적밍기적하는 개발사들은 분발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얼엑은 이렇게 1년안에 떼는게 아무래도 게임으로서 바람직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비슷하게 생각나는 게임은 리스크 오브 레인 2가 있겠습니다. 거기도 1년 안에 졸업하겠다고 계획 잡아놨더랍니다.
전 얼리엑세스 초중기에 구매해서 좀 돌렸다가, 저번 달부터 다시 돌렸습니다. 얼리엑세스 초기에는 그래도 뭔가 종족들을 좀 더 추가해주지 않을까 했었는데, 그렇지도 않더구만. 종족에 대해서는 추가보다는 밸런싱을 중점으로 패치한 것 같습니다. 따라서 정보 참고한답시고 나무위키 들어가면 큰일납니다. 맞는 정보가 하나도 없습니다. 상당히 옛날에 적어두고 수정이 없었는가 봅니다.
아무튼 게임은 주인공 호레이쇼와 그 아들이 살고 있는 블루베리 농장에서 시작합니다. 평화롭게 살고 있던 부자에게 어느 날 제르키메데스라는 메인 빌런이 차일드 이터 갱을 끌고 찾아옵니다. 상황을 구경하던 나레이터가 호레이쇼의 아들을 납치하고, 호레이쇼는 파티를 모아 아들을 되찾으러 간다는 것이 메인 스토리입니다. 마무리도 뭐 나름 감동적이었습니다. 이런 미친 세계관에서는 그 정도 값싼 신파도 비싸게 팔리는 모양입니다.
우정, 사랑 그리고 놀라움이 있다!
베헤모스 게임 아니랄까봐 센스가 아득합니다. 이건 여기다가 타자를 몇백자 적어서 설명할 일은 아닌 것 같고, 가서 고-전 게임 아빠와 나를 떠올려보면 되겠습니다. 고어한 설정이나 연출이 자주 등장은 하는데, 데포르메 때문에 별 느낌 없습니다. 이게 그 게임 중독의 영향입니까? 생각나서 찾아봤는데 ESRB 등급은 틴입니다.
이런 분위기나 연출, 스토리는 SRPG로서 핏피플만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나 요즘이나 나오는 SRPG들 보면 택틱스오거마냥 하이-판타지가 으레 배경이고, 가끔은 엑스컴 카피캣도 보이고, SRPG보다는 고전RPG같은 것들이 대부분인데, 이런 적당적당한 분위기의 SRPG인 핏-피플은 이렇게 넘치는 게임들 사이에서 자기만의 자리를 찾아낸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시종일관 이런 분위기의 게임이다.
아까도 적어뒀지만 피트 피플은 SRPG로서의 완성도 또한 상당히 높습니다. 뮤턴트 이어 제로니 뭐니, 본격 전략을 표방하는 게임들보다 어쩌면 더 괜찮은게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개중에는 전략성보다는 레벨로 미는 게임도 꽤 있으니까요. 그것도 해보긴 해야하나 근데? 좀 많이 별로던데... 플탐 짧으면 해봐야겠습니다.
피트 피플의 파티는 6개의 슬롯으로 구성합니다. 여기서 6"인" 이 아닌 6슬롯인 이유는 2가지가 있는데, 우선 게임에 가용 종족이 20가지나 등장합니다. 종족은 각각 능력과 역할이 다종다양하기 때문에, 섞어쓰는 방법이 무궁무진합니다. 그리고 이 종족들 중에는 간혹 2개 슬롯, 3개 슬롯을 잡아먹거나, 2명이 1개 슬롯을 잡아먹거나 하는 경우가 몇가지 있습니다.
게다가 메인 종족인 휴먼의 경우, 착용 가능한 장비의 종류가 좀 많습니다. 근접무기, 투척무기, 투사무기, 박격포, 방패, 투구 등 여러가지 있는데, 무게 제한이 딸린 장비 조합을 통해 다른 종족들보다 폭넓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20이 넘는 병종을 어떻게 섞냐에 따라 2명 ~12명짜리 파티가 될 수 있는 일입니다.
모든 캐릭터는 99레벨까지 키울 수 있는데, 키울수록 미미하게 능력치가 올라갑니다. 다만 정말 미미하게 올라가기 때문에, 99렙을 찍어도 1렙 2명을 정면승부로 못이깁니다. 포럼에서 봤는데 만렙 캐릭터는 1렙 캐릭터의 1.2배정도 강하다고 합니다. 그래도 레벨이 체감은 되기 때문에, 성장시키고 있다는 기분은 듭니다.
일단 밝히고 넘어가야 할 것은, 저도 물론 모든 종족과 병종을 굴려보지는 않았습니다. 따라서 제가 지금까지 파악한 것으로 판단하자면, 모든 종족의 밸런스가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일부 종족들 중엔 용도가 불분명하거나 극도로 제한적인 경우가 있습니다. PVP나 고난이도 피트에서는 막히겠지만, 사실 대충 6슬롯만 채우면 스토리는 끝까지 볼 수 있는 게임이라, 살짝 미흡한 밸런스에 대해서는 타자를 아끼겠습니다. 큰 흠은 아니란 소리입니다. 온라인 멀티플레이가 그렇게 활성화된 게임도 아니고 뭐. 대회라도 한 번 했으면 재미있었을 것 같습니다.
피트 피플은 “전략” 게임이로다
피트 피플엔 퀘스트가 많습니다. 아마 170개쯤 되나 그렇습니다. 각 퀘스트마다 스토리가 있습니다. 별달리 뭐 대단한 반전이 준비되어있다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짜임새있게 잘 만들었다고 생각하기엔 충분한 퀄리티입니다.
퀘스트만 많은게 아닙니다. 장비 종류도 많고 종족도 많도 뭐건간에 다 많습니다. 부족한 건 동접자 수일 뿐입니다. 아틀라스 리액터가 그래서 망했습니다. 하지만 이건 싱글겜이고 저건 온라인게임입니다. 누구의 승리입니까? 당연히 피트 피플의 승리입니다. 트리온 게임즈가 100만원 손해입니다.
갈아낄 수 있는 아웃핏의 종류만 1700가지입니다. 놀랍게도 그렇습니다. 제가 100시간 가까이 해서 800종인가 겨우 모았습니다. 1700종을 다 모으고 싶긴 하지만 이 이상의 시간을 갈아넣는 것은 제가 100만원 손해입니다. 따라서 그만두고 리뷰나 쓰고 치우기로 했습니다.
시대착오적, 아웃핏의 아웃데어, 그 어딘가에 멋이 있다.
수집형 RPG에서 모을 거 많으면 좋은 겁니다. 뭐 못얻었다고 못깨거나 하는 경우는 없으니 더더욱 그렇습니다. 팬티 그림 하나 갖는답시고 99천원 내고 11연차 돌리는 모바일 도박프로그램에 비하면 대단히 양심적이지 않나 싶습니다. 2만원만 내면 100시간이 쓱싹? 우리 사장님은 미쳤습니다. 피트 피플, 인게임 추가 결제 가챠가 있었으면 아마 쌩으로 게임 파는 것보다 배는 벌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평가는 깎이겠지만 대수랍니까. 진짜 신조는 내 주머니만 챙긴다예요!
납치, 살해, 그리고 용역이 풍요를 부른다.
게임의 템포가 빠른 편입니다. 캐릭터가 아니라 팀 단위로 턴이 진행되고, 플레이어가 이동 위치만 잡아주면 캐릭터가 닿는대로 아무나 공격합니다. 배치에만 똑바로 신경쓰면 빠르게 게임할 수 있습니다.
캐릭터별 턴이 돌아오는 게임은 보통 체력에 비해 주고받는 데미지가 쎕니다. 대개 한 너댓번 프리하게 맞으면 빈사되는 정도인데, 이에 비해 팀 턴제인 핏피플에선 10번은 맞아야 딸피가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개개의 캐릭터보다는 팀 전체의 활약이 눈에 들어오게 되는 게임입니다. 앞서 적었듯이 레벨 노가다의 영향도 미미하기 때문에, 전략적인 면모가 강화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피트 피플은 좋은 전략 RPG가 될 수 있는 겁니다. 병종 많은것도 있고.
퀘스트 진행하다보면 아군 NPC랑 함께 대량의 적과 싸우는 경우가 꽤 있는데, 다른 SRPG에서도 으레 보이는 장면이긴 하지만, 피트 피플에서는 더 자주 보이고 보기도 좋습니다. 전장의 캐릭터 수가 늘어나면 아무래도 문제시되는 것은 한 판당 시간이 늘어나는 것인데, 윗 문단에서 적었듯 피트 피플은 팀 단위로 턴이 넘어갑니다. 캐릭터별 턴을 사용하는 게임보에서보다 덜 지루하고, 대규모 전투도 볼 수 있고, 정말 좋습니다. 안 해보면 인생 절반 손해입니다.
규모의 경제, 규모의 전략.
아무튼 괜찮은 게임입니다. 며칠간 제 머릿속엔 피트 피플이 가득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꽤 잠잠해진 상태입니다. 할 만큼 했다는 소리겠죠. 인터넷에 전략적인 자료가 부족한 것이 아쉬워 조금 공략글 연재나 해볼까 생각중입니다. 자고 일어나서 재고해봅시다. (이걸 포팅해올까는 살짝 고민된다. 표가 많아서.-20)
다른 사람한테 선물하기 적절한 게임이 아닌가 하는 감상이 듭니다. 선물은 양주라고요? 아니요, 2019 사이버 선물의 대세는 피트-피플입니다. 방금 그건 퀴즈였습니다. 양주라고 대답한 사람, 돈이라고 대답한 사람, 금열쇠? 홍삼? 다 틀렸습니다. 틀린 사람들은 3일간 펭귄 프사로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넌 75%할인가로 입양한 자식이야. 남은 25%는 사랑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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