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작성: 2019. 9. 10. 1:42
"전술적 임시 방어구"
7월 말에 잠깐, 그러니까 5시간 정도 러닝 위드 라이플즈(이하 총뛰)를 돌렸습니다. 간만에 켜보니 옛날 감상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보니까 최근 플레이가 2년 전이었습니다. 하긴 이것도 할 만큼 했겠지. 흐릿흐릿한 옛날 기억에 의존해 리뷰글을 쓰는 것은 지양해야 할 일이겠지만, 누가 이 글을 또 보겠습니까? 대충 총뛰의 의의와 한계에 대해 이야기해봅시다.
총뛰는 탑뷰 슈팅 게임입니다. Osumia Games에서 개발했으며 Osumia Games에서 자체 유통하고 있습니다. 게임은 가상의 현대 전장을 배경으로 두고 있습니다. 따로 이름은 있지만 대충 미국, 독일, 중국이라고 알아보는게 편합니다. 중국은 조금 헷갈리긴 합니다. 중동이었나? 여튼 사실 국적은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팩션별로 대응하는 장비간에는 유의미한 성능 차이가 없으니까요.
전장 지도. 오른쪽의 작은 것은 전체 캠페인 지도다.
이 게임은 하나의 큰 캠페인을 가지고 싱글과 멀티 모두 돌립니다. 2차 대전은 아니고 현대전인 것 같은데, 어째 캠페인이 대부분 점령전입니다. 게임에서 제시하는 특정 지점의 적을 전부 치우거나 머릿수 상 과반을 차지한 상태에서 시간이 흐르면 우리 팩션이 차지하는 땅이 됩니다. 이 땅에서 자라나는 차량이나 보급품은 모두 우리 맵에 표시되고, 이 지역에서 리스폰할 수도 있습니다.
전체 맵을 점령하게 되면 이깁니다. 싱글 캠페인이나 멀티 PVE는 대강 이런 플레이의 반복으로 이루어집니다. 지역마다 외관적인 특색은 있습니다만, 게임의 승리조건은 점령전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가끔씩 지역 수비 미션같은게 있었던 걸로 기억하지만, 배틀필드나 모드하우에서 볼 수 있는 티켓제 전장 미션은 볼 수 없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이 지지부진합니다. 시간 제한도 없으니 무한히 쏘고 죽고 쏘고 죽을 뿐입니다. pvp라도 상황이 달라지진 않습니다. 한 쪽에 쏠려있던 플레이어들이 반으로 쪼개져 자기들끼리 쏠 뿐입니다. 높은 난이도의 봇을 적으로 두고 pve를 하게 되면 정말 무한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캠페인 1번맵에 세시간을 박아도 못 깨는 상황을 본 적이 있습니다..
게임이 지지부진해지는 것은 조작하는 병사의 성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총뛰에서 플레이어는 어디까지나 흔한 보병 하나에 지나지 않습니다. 경험치를 쌓아 계급을 올려도 분대원이 좀 붙고 살 수 있는 무기가 좀 늘어날 뿐이지, 자체 스펙이 더 좋아지지는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플레이어, 혹은 플레이어 몇명만으로는 게임의 국면에 큰 변화를 주기 어렵습니다. 대신 전장의 일부가 된 듯한 감각은 확실히 느낄 수 있습니다.
자동차를 만들면 날 것이오, 비행기를 만들면 달릴 것이다.-비시즈-
게임은 이기려고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플레이어가 딱히 극복할 수 있는 장애물도 안 보이고, 플레이어 실력이 개입되는 지점도 적은데 공연히 난이도만 높습니다. 이럴 경우 우리는 성취감을 느끼기 힘듭니다. 차라리 아예 pvp면 또 조금 나을텐데, 인-디 게임이라 그만한 인구풀이 안나옵니다. 그나마 활발했던 것은 온라인 pve 서버들인데, 이 포맷은 결국 한계가 짧습니다.
게임은 오픈월드를 표방하고 있습니다만, 오픈월드라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조금 의문이 있습니다. 분명 맵이 약간 넓은 것 가지고 오픈월드라고 하지는 않을 텐데요. 광고카피정도로 받아들이고 넘어가는 것이 현명하겠습니다. 그래도 꽤 이것저것 할 수 있는게 많긴 합니다. 나름의 물리엔진 덕인지 자동차 주행감이 괜찮습니다. 버그가 나면 위 스크린샷처럼 하늘로 훅 날아버릴 수도 있습니다.
후타바 공원을 가로지르는 한 마리 고양이처럼
이 리뷰를 작성하는데 한 3주는 쓴 것 같습니다. 물론 3주 내내 들여다봤다는 소리는 절대 아닙니다. 똥겜 2연참으로 리뷰를 썼더니 현자타임이라도 왔던 걸까요? 아니면 더워서? 귀찮아서?
게임 외적인 정보를 찾다가 foxhole이라는 이름의 비슷한 게임을 본 적이 있습니다. 똑같이 플레이어 개인 비중이 낮은 탑뷰 슈팅인데, 이건 그래도 파고들만한 요소가 많은지, 사람이 많은지 게임이 잘 유지되고 있나 봅니다. 나중에 이거나 한 번 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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