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작성: 2019. 10. 3. 19:19
wah, what is your favorite plock in maincraft?
마인크래프트, 굉장히 오래된 게임이다. 초등학교때 이걸 주변에 퍼트려보겠다고 사슴 런쳐를 돌렸을 때가 생각난다. 당시 버젼이 베타 1.1_02인가 그랬었는데, 당시엔 업데이트가 매달 있었다. 인디게임 업데이트는 매달 하는게 정상이군 하고 잘못된 추론을 했었다. 그런데 웬걸, 마인크래프트가 이끌어낸 인디 붐에 편승했던 많은 게임들은 매달 업데이트를 하기는 커녕 몇 년씩 잠수타다가 개발 블로그에 찔금찔금 글을 올리는 경우가 잦다. 최근에 출시한 큐브월드도 그렇다. 참 사기꾼들이 따로 없다.
도둑놈
해서 망크를 1년 정도 즐겼다. 넉넉잡으면 2년이다. 게임은 어쨌든 질리기 마련이다. 망크는 비선형적이고 제시하는 목적이 비어있는 게임이다. 일각에서는 힐링게임이라고도 한다. 목장이야기랑 비슷하다. 확실히 최근 패치 내역을 보면 마이크로소프트가 인수한 이후의 마인크래프트는 게임의 방향성을 그 쪽으로 잡은 것 같다.
폐지류 게임이랑은 또 비슷하면서도 다르다고 할 수 있는데, 비슷한 점은 두 부류의 게임들이 모두 게임의 끝을 플레이어의 자기만족의 영역에 양보했다는 것이다. 다른 점도 있는데, 폐지류 게임은 플레이어의 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한 장치를 곳곳에 마련해둔다. 유저 랭킹이라던가, 최종 장비라던가, 드랍률이라던가, 장비 강화라던가. 짧게 줄이자면 플레이어끼리 경쟁을 붙인다고 할 수 있다. 바꿔 말해서, 마인크래프트랑 비슷한 여유있는 게임을 하다보면 언제나 떠오르는 질문인 '그래서 다음엔 뭐 해?'가 게임을 계속 진행하는 것에 있어서 가장 큰 문턱인 셈이다.
그는 내게 정착지원금을 요구한다
그렇기 때문에 마인크래프트는 레고와 비슷하다고도 할 수 있다. 초딩시절의 나는 레고 대신에 마크를 함으로서 두뇌개발을 하고있다는 주장을 폈다. 모친께서는 아무래도 가소로우셨겠지만 그래도 총쏘는 게임 하는 것보다는 낫겠지 싶어 놔두셨을 것이다. 서버 환경이 발전된 이후의 마인크래프트는 rpg 서버니 pvp 서버니 하는 나름 자극적인 포맷이 등장하기 시작했지만, 나 하던 망크는 블록쌓기 그 이상은 아니었다. 그래서 1년이다.
내가 접는다고 게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내가 초딩이었던 것은 벌써 8년 전이다. (지금은 9년 전-20) 세월 참 빠르다. 그동안 마인크래프트는 계속 업데이트했다. 내가 했던 베타 당시의 매달 업데이트만큼 빠르지는 않았다. 내가 그래서 접었던 것 같기도 하고. 기억에 따로 남는 버전은 1.5.2인데, 이 버전 이후로 마인크래프트 런쳐가 버전업을 했고, 불법복제판(복돌이)를 돌리기가 어려워졌다. 피시방비는 아깝지 않지만 게임 사는 돈은 아까운 중고등학생들이 망크를 돌리기엔 그 버전이 마지노선이었다. 이후 업데이트에 뭔가 인상적인 변경점들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고, 뭐 그렇다.
그래서 얼마 전에 1.14를 돌려봤을땐 조금 충격적이었다. 그동안 아예 망크를 접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뭐랄까, 망크가 드디어 게임이 되었구나 싶었다. 사이버 레고 시뮬레이터에서 게임이 되었다. 마소가 사가더니, 사실 마소가 망크를 사 갔을때만 해도 교육용으로 쓴다던가, 유아용 소프트로 쓴다던가, 자사 vr 타이틀로 쓴다던가, 게임 외적인 활용만 주구장창 할 줄 알았다. 하긴 그렇게 웃돈까지 주고 상하차만 시키기도 조금 아깝긴 하다. 마소가 망크를 게임으로 만들었다.
필자가 가장 최근에 돌려봤었던 1.14버전에 느낀 감상이나 좀 써 보려고 한다. 지인들끼리 가끔 돌린다. 한 2년 3년에 한번씩 마인크래프트 서버가 돌아가는데, 이번 싸이클엔 변화가 굉장히 컸다.
옛날이랑은 다르다
바뀐 마인크래프트는 내게 자꾸 뭔갈 시킨다. 게임이 스스로 어떠한 목표를 제시하는 일이 많아졌다. 일례로 도전과제가 세분화되었다. 농사, 전투, 채광같이 몇 가지 분류를 나눠두고 도전과제를 트리 형식으로 제시한다. 이걸 보고, 게임이 플레이어가 뭘 하고 있는지 대강 파악하고 있다는 것처럼 느껴졌다. 예전의 망크를 하는 것이 길 밖을 벗어나 오프로드를 달리는 것 같았다면, 지금은 가지처럼 넓게 갈라진 길들을 따라 가는 느낌이다. 길이 없으면 대신 이정표가 보인다.
전의 마인크래프트는 한참 하다보면 굉장히 허망한 느낌이었다. 제시하는 목표는 달리 없고, 딱히 생존이 어려운 것도 아니고, 죽을 때 보여주는 점수는 별 의미가 없었다. 지금은 그런 감상이 덜하다. 긍정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다. 게임이 플레이어를 따라가는 것 같다. 2차 창작이 공식 설정에 편입되는 것을 보는 것 같다.
비슷한 가락으로, 게임이 친절해졌다. 필드 채널에서 파티를 찾다가 자동 파티 찾기가 도입된 와우를 보는 느낌이다. 예전에는 이런 설명이 없었는데? 하는 감상이 느껴지는 지점이 곳곳에 있다. 게임을 해본지도 벌써 2개월이나 되서 흐릿하긴 하지만, 자동으로 조합법을 찾아주고 조합대에 템을 올려주기까지 하는 새 기능이 기억에 남는다. 기발하다. 이게 왜 없었을까 싶다. 예전엔 이런 조합법 하나하나가 블로그 포스팅 주제가 되고 그랬는데.
뿌슝빠슝 새로운 조합법이 있다!? 마인크래프트 1.14 조합법 망크 조합법 마인크래프트 나무 조합법
아이템들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하자면, 기능성 아이템이든 장식성 아이템이든간에 여러가지 많아졌다. 기존 업데이트 방향과 딱히 다르지 않은 점이다. 망크가 업데이트됐는데 추가되는 블럭이 없다면 그것 또한 이상한 일일 것이다.
덧붙여서, 추가되는 새로운 아이템들과 기존 아이템들의 연계가 긴밀해졌다. 게임에 등장하는 요소들간 연결이 강해졌다. 예전에는 쌓이고 쌓여 54칸짜리 대형 박스도 꽉 채우고 남던 밀 씨앗도 이젠 남으면 비료로 쓸 수 있다. 유기물 아이템들은 대부분 비료로 쓰일 수 있다. 돌 블럭 시리즈를 가공하는 것도 편해졌다. 주민들과의 물물교환이 세분화된 것은 덤이다. 역시 폐지는 이런 식으로 굴려야 하는게 아닌가 싶다. 버려지는 아이템이 없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모드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잘 알다시피 망크는 확장성이 뛰어난 게임이다. 더군다나 모드를 박지 않아도 이미 저마다 플레이 경험이 확연하게 차이나는 게임이기도 하다. 그런 고로 본 리뷰에서는 구체적인 게임 요소요소에 대해서는 별달리 언급한 것이 없다. 하나하나 적어보려 들면 끝이 없다.
무난하게 좋은 게임이 되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초기 개발자들이 상상했던 마인크래프트의 미래도 이런 모습이였을까?
사실 쉐이더깔고 스샷찍는게 가장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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