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러운 혁명가 병사 안 먹이면, 병사 편을 바꾼다. 간단하게 밥 싸움이다.'
Tooth and Tail, 이빨과 꼬리. 난 쥐가 너무 좋다. 자취를 하게 된다면 애완용 쥐를 길러볼까 생각도 한다. 이 게임에서는 쥐가 깃발을 흔들며 군대를 지휘한다. 기수가 쥐가 아니라 다른 동물이었다면 아마 이 똥겜을 사지 않았을 것 같다.
게임의 배경이 꽤나 디테일한데 초식 동물은 성 밖에서 농사를 짓고 육식 동물은 성 안에서 육식을 하는 봉건 제도를 갖추고 있었지만 산업 혁명이 시작되고 흉작이 일어나며 수많은 동물들이 성 안의 도시로 이주하게 되었고 육식 인구가 늘어나자 식량이 부족해지고 분쟁이 일어나게 되었다. 이에 따라 문명교단이 투표를 통해 식량이 될 주민을 선정하게 되었고 문명교단은 권력을 휘두르며 부패하게 되었다. 그러던 도중 아로요 벨라피드의 아들이 식량으로 희생되었고 분노한 벨라피드는 사비를 털어 '롱 코트'용병단을 창설하고 민중을 선동해 반란을 일으키게 되었고 문명교단은 봉건 시대 때부터 존재했던 관료/경찰 조직 KSR과 손을 잡고 반란을 진압한다.
스토리는 상당히 괜찮다. 여타 RTS 게임과 다르게 이 스토리를 배경 설정으로만 다루는 것이 아닌 4 챕터로 이루어진 절대 짧다고는 할 수 없는 캠페인으로 각 세력의 배경과 분쟁을 심도있게 풀어내고 있다. 이 점은 꽤나 칭찬해줄만하다.
이 게임의 주인공이자 게임 내의 지휘관, 기수 역할을 하는 캐릭터는 총 4명이 있는데 자본가 세력을 대표하는 롱 코트의 벨라피드, 민중 세력을 대표하는 호퍼, 군부를 대표하는 KSR의 병참 장교, 신권 정치를 대표하는 문명교단의 아르키메데스가 있다. 각 기수 별 차이는 없지만 게임 내 배경음악이 달라진다.
게임 내의 유닛들을 보면 전부 잡식 동물로 이루어져 있는데 식량, 고기를 위해 싸우기 때문에 넣지 않은 것인지 혹은 초식 동물이 이미 씨가 다 마른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게임 내의 식량의 위치는 돼지가 차지하고 있다. 인 게임에서도 돼지가 농사를 짓는 제분소를 보면 주기적으로 제분소에서 피가 튀고 고기가 나오는 애니메이션이 있다. 돼지도 인격이 있고 말을 할 수 있지만 그런거 다 개무시하고 그냥 식량으로 쓰인다. 굶주리는 민중을 위해 팔 한쪽을 먹으라고 준 인성갑 호퍼도 돼지는 그저 식량 취급한다. 아마도 제작자가 의도한 씁쓸함이 아닐까 싶다.
게임 플레이는 WASD와 스페이스, 마우스만을 사용하는 간단한 조작으로 기수를 움직이며 마우스를 누르면 유닛들이 집결해 적과 싸우는, RTS이지만 멀티 태스킹 능력이 필요하지 않은 꽤나 특이한 조작법을 사용한다. 멀티 태스킹을 하지 않는 대신 플레이어인 기수가 주가 되기 때문에 게임에 더 빠져드는 몰입감이 있는 것 같다.
제분소를 점령하고 농장을 지어 초당 식량을 얻은 뒤 배럭을 지으면 배럭에서 알아서 유닛이 뽑히게 된다. 배럭을 짓는다고 끝이 아니라 유닛 생산에도 식량이 필요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제분소를 늘리면서 식량을 모아야 한다. 배럭 갯수 만큼 최대 유닛 수가 제한되어 있고 사상자 충원에 식량이 필요하기 때문에 배럭을 계속해서 지으면서 땅덩이를 불리고 또 군사력을 키우는 플레이가 중요하다.
이 게임은 스타크래프트나 워크래프트와 달리 종족의 개념이 없으며 모든 유닛을 사용 가능하지만 게임이 시작하기 전 6개의 유닛 및 방어 건물을 고르는 덱을 짜게된다. 티어 별로 유닛 수의 제한이 없기 때문에 방어 건물 5개를 가져가는 예능 플레이도 가능하기는 하다. 실전성은 없겠지만. 6개의 특색있는 유닛을 골고루 조합하여 자신만의 덱을 짜는것이 이 게임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제분소의 농장에는 수입이 정해져 있어 시간이 지나면 황폐화되어 수입이 더 이상 생산되지 않는다. 농장이 전부 황폐화 되면 굶주리게 되며 굶주림 상태가 일정 시간 지속될 시 즉시 패배하게 된다. 아니면 적의 제분소를 모두 파괴하면 승리하게 된다. 여타 RTS의 승리 조건과 거의 흡사하다.
적과의 교전을 통해 지속적인 식량 소모를 강요한 후 숫적 우위를 점하게 되는 즉시 제분소를 털어버리는 식으로 하면 된다.
캠페인은 1 챕터는 호퍼, 2 챕터는 벨라피드, 3 챕터는 병참장교, 4 챕터는 아르키메데스의 시점에서 플레이하게 되는데 1 챕터와 2 챕터는 그럭저럭 깰만한 난이도이지만 3 챕터인 KSR은 진짜 뒤지게 어렵다.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것 같은 난이도다. 내가 게임을 못하는편은 아닌데 못 깰 정도니 어이가 없었다. 게임 난이도를 따로 설정할 수 없기 때문에 그 미션을 깨지 못하면 더 이상 캠페인 진행도 불가능하다. 스토리를 보여주는 캠페인인데 난이도가 높아서는 디자인에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난이도를 높이는 것은 2회차 스토리 캠페인에서나 충분하다.
캠페인 맵을 돌아다니면서 각 유닛들의 대화를 구경하고 아트를 보는 맛이 있었는데 미션 하나 때문에 다 막혔다. 캠페인은 잘 만들었는데 후반 난이도가 너무 높다. 아니 후반도 아니다 아르키메데스가 아직 남아있을테니. 구글에 검색해보면 다른 유저들도 KSR 난이도가 좆같다며 불만을 토하고 있다. 유튜브 공략을 보면서 하면 깰 수 있을테지만 나한텐 이 게임에 그러한 열정은 없다.
이 게임의 특징이 5~15분 내에 끝나는 캐주얼 RTS인데 오히려 그 캐주얼함 때문에 이 게임의 수명을 단축시켰다고 생각한다. 밸런스 문제는 차치하고 이 게임의 문제는 반복 플레이성의 부재와 천편일률적인 게임 플레이, 전략의 부족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게임이 인기가 많아 PVP가 많이 활성화 되었다면 반복 플레이를 했을 수도 있지만 이 게임은 망겜이다. 또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 등의 종족이 없기 때문에 (인디 게임과 전성기 블자를 비교하는 것은 많이 무리가 있지만) 모든 플레이어가 같은 유닛을 공유하고 또 기수는 색깔 놀이 정도의 의미밖에 없으며 총 유닛의 가짓 수가 20가지 밖에 없기 때문에 보던 유닛만 나오는 느낌을 감출 수 없다.
가장 큰 문제는 전략의 부족인데 이 게임은 기수를 움직여 기수를 기준으로 유닛을 집결시키기 때문에 유닛을 숨겨놨다가 적 제분소를 공격하는, 멀티태스킹 컨트롤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거의 전선 중앙에서 적과 힘싸움을 하는 구도로 이어지는 땅 갈라먹기 싸움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양방 공격, 백도어 등등의 전략을 아예 구사할 수가 없다. 유닛 별로 집결시킬 순 있으나 무조건 한 종류의 유닛은 한 곳으로 뭉치기 때문에 전략적인 싸움에는 부족하다. 전략 및 피지컬이 중요한 RTS에서 전략이 싹 사라지고 힘싸움만 하니 게임성이 너무 부족하다.
캐주얼 RTS는 방향성이 잘못 되었다고 생각한다. 아니 기수 시스템이 특색이 있긴 했지만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는법 단점이 RTS에 너무 큰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정가 21,000원 너무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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