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jogaq 2020. 2. 27. 04:26

아이기스를 드롭하는 로샨은 약 5분마다 부활한다.

 이번에도 역시 parsec으로 돌린 게임이다. 다만 오래 돌리지는 않았다. 게임이 워낙 뻔해서 재미가 없다. 그리고 솔직히 엉망이다. 게임이 그렇게 중구난방인 것은 아닌데, 몇몇 결점이 점수를 크게 깎아먹는다. 3번째 캐릭터가 언락되는 것까지 본 파섹호 선원들은 그 시점에서 흥미가 동이 나버렸고, 결국 빤쓰런으로 의견을 모았다.

 Aegis Defenders(이하 아이기스)는 GUTS Department에서 개발, 험블 번들에서 배급해 출시한 게임이다. 킥스타터 모금으로만 15만 달러를 유치하며 거창하게 시작됐으나, 막상 결과물은 아쉬운 모습이다.

 우선 손녀랑 엔지가 유물을 찾아 어디 돌아다니는 내용인 것 같은데, 스토리는 잘 모르겠다. 그런데 트레일러 영상에서는 재미있어 보이는 장면이 꽤 나온다. 땅에서 솟구치는 보스라던가 날아다니는 뱀장에 위에 타서 총을 쏜다던가. 꽤 재미있어 보이긴 하는데 거기까지 언제쯤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기본적으로 게임은 퍼즐 어드벤쳐 파트와 타워 디펜스 파트로 명확하게 나뉘어져 있다. 유물을 찾아서 가는 길에 사이드스크롤 퍼즐을 풀면 유물에 도착해서 대화 좀 하고 유물을 작동시키는건지 뭔지 건든다. 그러면 이제 주변에 하수구처럼 생긴 구멍에서 웨이브마다 몬스터가 나온다. 중앙의 유물을 지키면 되는 것 같다.

 퍼즐은 뭐 무난하다. 난 솔직히 이런게 재미있는지 모르겠는데, 시키니까 일단은 할 만 하다. 고약한 위치에 로어를 숨겨뒀다던가 하는 것도 없고 길 찾기도 쉬우니 단점은 아니다.

화면 분할이 특이하다

 디펜스 파트가 이상하다. 사이드스크롤 코옵 디펜스라는 꽤 유니크한 형식의 게임이고, 이걸 메인 컨텐츠로 밀고 있다. 그런데 별로다. 완성도로만 따지면 뭐 스토리에 밀리는 것 같다.

 디펜스 파트는 이렇게 진행된다. 우선 준비시간 60초가 주어진다. 그러면 좌우에 배치된 대여섯개의 동굴들 중 하나 또는 둘에 빨간풀 파란불 노란불이 들어온다. 60초동안 주변 광맥에서 자원을 캐다가 빛나는 하수구 앞에 타워를 짓는다.

 준비시간이 끝나면 몬스터가 하나씩 기어나와 유물로 다가간다. 유물과 부딪히면 유물의 라이프가 하나 줄어든다. 난이도에 따라 라이프를 3-5개 정도 주는 것 같은데, 당연하게도 이게 다 터지면 게임이 오버되고 체크포인트로 돌아간다. 무사히 웨이브가 넘어가면 다시 준비시간이 주어지고, 자원은 리젠되고, 토관에 불이 한두개 더 켜진다.

 디펜스 경로가 갑자기 바뀌어서 짜증난다. 뭐 예고가 있는 것도 아니고 위험 표시가 있는 것도 아니고 길이 뜬금없이 무너져서 몬스터가 타워 뒤로 훌쩍 뛰어내린다. 타워를 옮길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이런 건 좋은 디펜스라면 지양해야 할 일이다.

 한 번 보고 말면 몰라도 이건 디펜스가 메인인 게임인데, 너무 전략성이 없다. 타워로 길을 꼬아놓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타워가 쎄서 다 잡을 수 있는 것도 아니라서 캐릭터가 직접 딜을 보충해줘야하고, 도중 퍼즐이라고 해 봐야 빨강 노랑 파랑 색깔 맞추기 뿐이다. 고되고 재미없다.

가운데 뾰족한게 라이프

 맵 기믹으로 다양성을 줘 보려는 것 같은데, 전략성은 별로 없다. 맵이 하라는대로만 하면 된다. 디펜스보단 qte가 생각난다.

 컷씬 캐릭터 cg는 일러스트고 맵,배경아트는 도트로 때웠는데, 색감이 꽤 괜찮아서 서로 잘 어울린다. 다만 상점 Ui나 대화창은 디자인이 구리다. 평평하게 때웠는데, 미니멀하다면 미니멀하지만 어울리지는 않는다.

 거의 대부분의 도트에 그라디언트가 들어가 있는데, 플랫폼의 경우 프로그램 차원에서 넣은 것으로 보인다. 과하지 않게 잘 먹여져 볼 만 하다.

 이것저것 볼 건 있는데 내실이 부족한 게임이다. 게임 플레이보다는 스토리나 연출에 더 관심이 있다면 한번쯤 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